더불어민주당의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여권 내 대선주자들의 속내가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선거 전면에 나섰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로선 패배 책임론을 딛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이달 중 사퇴가 유력시되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여의도 복귀’와 더불어 ‘1강’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당심(黨心) 회복’ 여부가 추후 당내 대선 판세의 흐름을 결정하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정중동으로 당심 챙기는 이재명
“당의 일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 지사는 선거 다음날인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현역 지자체장이란 신분 때문에 선거 전면에 나서지 않아 책임론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황이지만 ‘당의 일원’으로서 패배의 고통을 나눠지겠다고 강조한 것.
이 지사는 당분간은 여의도와 거리를 두며 ‘도정 챙기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와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겠다는 것. 이 지사 측은 “이 지사 개인적으로 의원들과의 접점은 늘릴 것”이라고 했다.
● 호남으로 돌아가 ‘초심’ 찾는 이낙연
이 전 대표는 15일 자가격리가 끝나는 대로 민생 현장을 직접 찾을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부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7일부터 재택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9일 “이 전 대표가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성찰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직접 성난 민심을 달래려고 한다”며 “말하기보다는 듣는 데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앞서 8일 오전 페이스북에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며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 낮은 곳에서 국민을 뵙겠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가 찾을 첫 민생 현장은 자신의의 정치적 텃밭인 호남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정치적 기반에서 다시 ‘초심’을 새기겠다는 목표다. 다만 당 내에서 “이번 선거에서 후보를 공천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이 전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만큼 이를 극복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 대선 레이스 위해 여의도 복귀하는 정세균
정 총리는 이달 중 민주당으로 복귀해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총리의 측근은 “정 총리가 여전히 민주당 상임고문직을 맡고 있고, 그 자리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정 총리가 여의도로 복귀하면 그 동안 이른바 ‘SK(정세균)계’ 의원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