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경제난 주민에 떠넘겨 “청년 옷차림-머리모양도 통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90년대 북한이 극심한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던 시기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기 위해 내걸었던 구호인 ‘고난의 행군’을 다시 언급했다. 대북 제재와 경제난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대화에 나서기보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내부 단속과 통제를 강화해 자력갱생에 나서겠다는 것. 이 때문에 남북 대화나 북-미 비핵화 협상에 호응할 가능성이 낮아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9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전날 김 위원장은 세포(말단)비서대회 폐회사를 통해 “나는 당 중앙위원회로부터 시작해 각급 당 조직들, 전당의 세포비서들이 더욱 간고한 고난의 행군을 할 것을 결심했다”며 “그 어떤 우연적인 기회가 생길 것을 절대로 믿지 않는다. 그 어디에 기대를 걸거나 바라볼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청년들의 건전한 성장과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적지 않고 새 세대들의 사상 정신상태에서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라며 “청년들의 옷차림과 머리단장, 언행,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통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경제난이 계속되면서 북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체제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