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24일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신규택지로 지정된 광명·시흥 지구는 1271만㎡ 규모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4.3배에 이르며 광명·시흥 지구에서 총 7만가구의 신규 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사진은 이날 신규 택지로 지정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광명시 옥길동 일대의 모습. 2021.2.24/뉴스1 © News1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이른바 ‘강 사장’이 경찰 소환 전 본인이 소유하고 있던 필지 하나를 판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LH 직원 강모씨는 지난 3월9일 광명·시흥 신도시 내 있는 옥길동 필지(526㎡)를 팔았다.
강씨는 2017년 8월 국방부 소유의 이 필지를 경매를 통해 1억8100만원에 사들였는데, 지난달 2억800만원을 주고 되팔았다. 시세차익은 2700만원 수준이다.
강씨가 판 필지는 길이 이어져 있지 않은 ‘맹지’다. 길이 없어 농사를 짓기 힘들기 때문에 주변 필지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특히 해당 필지의 모양도 반듯하지 않아 농사를 짓기도, 비닐하우스를 세우기도 적합하지 않다.
이런 필지에 강씨는 용버들나무를 30cm 간격으로 빽빽히 심었다. 해당 묘목을 심는 가장 큰 이유는 농지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추정되며, 작물과 달리 심어두면 알아서 자라 관리가 용이하고 추후 토지 활용도 측면에서도 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가 해당 필지를 왜 팔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관계자들은 경찰 소환조사가 임박했고 급전이 필요했을 거라는데 입을 모은다. 실제로 시세차익도 크지 않았다.
수십억원의 땅을 매입하며 실행한 대출의 이자를 부담해야 할 뿐만 아니라, 경찰 조사와 추후 재판으로 이어질 경우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을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투기의혹 직후 업무에서 배제된 강씨는 기본급에서 10~20% 감축된 월급을 받고 수당 또한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한 변호사는 “기소돼 재판을 받을 경우 법률 대응 비용이 필요했을 수 있다. 조사나 재판에 쓸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강씨의 토지 매각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경찰은 강씨가 부패방지권익위법상 업무상 비밀 이용, 공공주택특별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관건은 강씨가 업무상 사전정보를 이용해 땅을 매입했는지 여부다. 간부급 직원인 강씨는 토지 보상업무를 담당하던 당시 사전 정보에 접근하기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추후 혐의 입증을 통해 신병을 확보하면 몰수보전과 더불어 추징보전도 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수익에 대한 환수와 몰수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본적으로 취득한 땅에 대해서 기소 전 몰수보전하는 것이 원칙이고, 차익의 경우에는 추징보전도 검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