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일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 신관에서 용산경제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2021.2.4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전문가들은 개발 위주 정책의 오세훈 시장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목표로 공공 위주 공급정책을 추진 중인 정부 간 정책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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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0.06%로 전주와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전체 서울 아파트 가격상승률 0.05%보다 높은 수준이다.
◇재건축 단지 꿈틀…“집값 무조건 오른다”
특히 최근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오름폭이 심상치 않다. 오 시장이 선거 공약으로 민간 재건축 활성화를 약속하면서 그동안 지연됐던 민간 재건축이 다시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감이 미리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전용면적 245.2㎡(80평) 현대7차 아파트는 지난 5일 80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매매가 67억원보다 13억원(19.4%) 뛴 것이다. 같은 날 압구정동 160.29㎡(52평) 현대1·2차 아파트도 54억3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2월 42억5000만원에서 11억8000만원(27.8%) 오른 금액이다. 이 아파트의 최고가는 196.21㎡(64평)의 63억원이다.
매매가뿐 아니라 호가도 뛰었다. 압구정동 196.21㎡(59평) 현대1,2차 아파트는 최근 호가가 3억원 올라 63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지난 3일 53억원에 매물이 나온 155㎡(47평)의 신현대(현대 9,11,12차) 아파트는 5일새 호가가 2억원 올라 지난 8일 55억원을 기록했다.
◇오세훈 ‘민간 재건축해야 하는데 집값 상승은 부담’…정부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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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부동산 시장은 2·4대책 이후 가격 상승세가 조금씩 둔화하는 등 시장 안정세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면서도 “보궐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공약 등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불안 조짐 등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는 만큼 각별히 경계하며 모니터링 중이다”고 말했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오 시장에게 일종의 견제구를 날린 셈이다.
이를 의식하듯 오 시장도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오 시장은 같은 날 방송에 출연해 “(재건축을)너무 서두르다가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며 “신중하지만 신속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을 우려하면서도 공공과 민간개발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개발 위주 공약을 내세운 오 시장의 당선으로 무조건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면 가격이 뛴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정부의 2·4 공급대책에도 맹점은 있다”며 “정부 주도 공공 공급주택에는 대형 평형이나 시장이 원하는 부분이 빠져 있다. 정부가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은 민간이 공급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