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생일에 맞춰 의도 불순” 통일부 이어 美의회 청문회 폄하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뉴스1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15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국 의회 내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의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청문회에 대해 12일 “일종의 내정간섭”이라며 “미국이 아무리 큰 나라지만 의회에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통일부에 이어 부총리급 예우를 받는 인사가 나서 청문회를 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정 부의장은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더구나 (청문회가 열리는) 15일은 김일성 생일이다. 일부러 그날에 맞춘 것 같다”며 “북한을 자극하고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절묘한 시점에 이 행사를 하는 것은 조금 의도가 불순하다”고 했다. 그는 또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에 대해 “결의안으로 갈 수 있는 급의 청문회는 아니다”라면서도 “세미나 수준이지만 이 민감한 시기에 일을 벌여놓으면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미국의 대북 정책이 성안 중인 시점에 이런 일을 터뜨려서 뭘 하자는 건지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미 의회 내 초당적 기구다.
청문회 증인들에 대해서도 “대북 적대 의식이나 반북 의식이 강한 이들이 주로 증언을 한다는 것이 문제”라며 “대개 한반도 사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청문회에는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존 시프턴 아시아국장 등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에 비판적인 인사들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통일부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의결 권한이 없고 정책연구 모임 성격에 가깝다”고 해 미 의회에서 비판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