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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투기 의혹’ 광양시장 집무실·관사 압수수색

입력 | 2021-04-13 10:15:00

소유 토지에 도로 내고 재개발 보상금 받고 신고 누락
정현복 시장과 아내·아들,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입건




전남경찰이 정현복 광양시장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밝히기 위해 광양시청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전남경찰청 반부패 경제범죄수사2대는 1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정 시장 관사와 광양시청 시장 집무실·도로과·총무과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했다.

경찰은 자신이 소유한 땅에 도로를 내고 재개발 토지 보상금을 미리 지급받고도 재산 신고에서 누락해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인 정 시장의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를 규명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정 시장의 아내·아들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각종 관급공사 핵심 자료와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이들의 휴대전화·컴퓨터 자료 등을 확보했다.

정 시장은 자신과 아들이 소유한 광양읍 칠성리 호북마을 땅에 도로 신설 공사가 이뤄지면서 공시지가보다 높은 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시장의 땅 569㎡(172평) 중 108㎡(32평), 아들의 땅 423㎡(128평) 중 307㎡(93평)가 도로 개설 부지에 수용, 보상급 지급이 이뤄졌다.

광양시는 재선인 정 시장의 첫 임기(2014~2018년) 중인 2016년 호북마을 일대에 도시계획시설 정비안(소방도로 성격의 2차선 도로 신설)을 세웠다. 2019년 12월 인가, 지난해 10월 공사에 착수했다.

정 시장은 또 자신의 성황·도이지구 땅(1704㎡, 350㎡)이 재개발 지구에 편입된 뒤 토지 보상을 다른 토지가 아닌 현금으로 미리 받고 공직자 재산 신고를 누락한 의혹도 사고 있다.

정 시장의 아내가 2019년 8월 매실 농사를 짓겠다며 사들인 진월면 신구리 땅 주변에도 군도 6호선 도로 건설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시장은 오동마을 주변에 위치한 문중묘를 위해 옥곡면 2차선 농어촌 도로확장 공사(삼존마을~오동마을)를 추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 자료를 분석, 개발사업 결정권자인 정 시장이 소유한 토지와 관련한 사업들이 추진되는 과정에 개입해 부당한 이익을 얻었는지 여부 등 각종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해 규명할 방침이다.

경찰은 정 시장이 친인척 등 5명을 시청 청원경찰과 공무직으로 특혜 채용했다는 고발장을 접수받고 이 사안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제명당한 정 시장은 투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다만, 아내의 신구리 땅을 팔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백운장학재단 등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광양=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