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윤호중 의원과 박완주 의원이 13일 한 목소리로 ‘조국 사태’가 불공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재보선 패배 원인이 됐다는 당내 비판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윤 의원은 이날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원내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조국 문제는 범죄수사 업무를 총괄해서 책임지고 있는 검찰총장이 (대통령) 인사에 개입한 부적절한 사건”이라면서도 “조 전 장관의 모든 가족사, 일상사가 정의롭고 반드시 공정하다고만 국민들은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저희 당은 당시 많은 논란이 거듭된 끝에 대통령이 임명한 조국을 지키는 데 노력했던 바 있다”며 “그런 과정에서 국민들, 특히 2030대 청년층의 비난도 샀고 당이 대단히 힘든 과정을 겪은 원인이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도 조국 사태와 관련해 “검찰의 무리한 수사과정에 대해 공분이 있었고, 저도 검찰청 앞에 가서 시위에 참여했다”며 “공정하지 못한 조 장관에 대한 검찰의 태도에 국민들의 분노가 있었고 정부와 집권여당에서는 그런 부분들을 지켜내는 게 정의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조 전 장관) 가족사를 보면서 가족사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기치로 세운 공정의 문제에 대해서 국민과 당원에게 큰 영향을 준 게 사실”이라며 “아빠카드, 엄마카드, 가장 예민한 학력에 대해 공정하지 않다는 부분을 보여줬고 정부에 대해 의심을 갖게 했던 측면이 있다. 총선을 통해서 다 극복은 됐지만 젊은 층은 공정에 대한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다만 박 의원은 “이런 부분을 당내에서 평가할 수 있냐 없느냐를 갖고 미묘하게 다양한 의견들을 갖고 있다”며 “사실은 있는 그대로 냉철하게 평가하고 국민들이 어떻게 수용하는지 정확하게 성찰하는 것이 중요하지 조국 사태 자체를 논하는 것이 금기를 넘는 것처럼 논하는 당의 문화는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두 후보는 재보선에서 참패한 당의 쇄신 의지를 보였지만 원내 사령탑으로서 설정한 향후 비전은 다소 결이 달랐다.
그러면서 “174명의 국회의원은 소중한 자산이고, 각각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원내대표가 해야할 일”이라며 “그 첫째가 당내 소통이고 당정청 관계도 재정립해야 한다. 당이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로 혁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윤 의원은 “지난 1년 간 의정활동 반성을 토대로 혁신과 개혁의 과제를 설정하는 게 5월2일까지 해야 할 일이고,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면 고민의 여지없이 당을 혁신해나갈 수 있는 과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반성을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원내대표로서의 역할은 국민의 공감 속에서 국회 개혁입법을 하는 것”이라며 “4월 국회에서 이해충돌방지법을 처리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개혁입법 추진 뿐만 아니라 다음 정부를 어떤 정부를 만들 것인가 뜻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심-민심 괴리 해법에 대해 윤 의원은 “입법 과정에서 야당이 무조건 반대하고 토론조차 하지않고 퇴장할 때 저희는 모두가 찬성하고 있기 때문에 표결해서 통과시켰다. 그렇게 하다보니 국민이 왜 이 법이 필요한지, 왜 이 개혁을 하는지 이해할 시간이 없었다”며 “입법청문회를 여당 주도로 열어서 국민과 함께하는 의회 정치를 펼치겠다”고 제안했다.
두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2030 남성 민심이 등을 돌린 데 대해 고개 숙이고, 당 차원의 수습 필요성에 공감했다.
윤 의원은 “굳이 남성을 특정하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며 “2030세대가 저희 당과 문재인 정부에 대해 기대가 컸지만 지난 4년 집권기간 동안 희망과 비전을 살려드리지 못했다. 청년 일자리, 창업, 주택 부분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고 자성했다.
박 의원은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줬지만 (보수 정당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허탈감이 제일 크다”며 “그들의 눈높이에서 수정하고 정책화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