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13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를 방출키로 결정함에 따라 오염된 바닷물과 수산물에 인한 피폭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염 우려가 가장 큰 방사능 물질은 삼중수소(三重水素·트리튬)다. 방사성 물질을 여과하는 ‘다핵종 제거설비’를 거쳐도 삼중수소는 제거되지 않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내 삼중수소 농도는 L당 평균 58만 베크렐(Bq·방사능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일본 정부가 정한 기준치(L당 6만 베크렐)의 약 10배다. 바다로 유입된 방사성 물질은 먹이사슬을 통해 수산물에 축적되며 인체로 들어와 피폭을 일으킬 수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삼중수소는 섭취할 경우에만 피폭되는데 다른 방사능 물질보다 영향은 적지만 지속 섭취돼 인체에 쌓이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장기적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삼중수소 방사선은 에너지가 너무 작아 사람의 피부를 통과하지 못한다”면서도 “삼중수소가 포함된 물에 자란 수산물이나 음식을 장기간 섭취하거나 흡입하면 내부 피폭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오염수에 피폭된 수산물을 먹어도 당장은 영향이 없더라도 20~30년 후 자녀에게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며 “방사성 물질의 안전성은 철저히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오염수 관련 정보가 투명하지 않은 만큼 안전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익중 전 동국대 의대 교수는 “오염수 관련 정보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제대로 정화한 뒤 방출할지 믿기 어렵다”며 “정화 과정을 거치더라도 삼중수소 외 다른 방사성 물질 수백 가지가 남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는 “인체 영향은 일본 정부가 방출하는 오염수 양과 농도,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며 “현재 오염수 방류로 인한 인체 위험성을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정순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soon9@donga.com
김우현 동아사이언스 기자 mnch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