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술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그리 머지않은 과거다. 아직도 뉴스에서 크고 작은 화재 사고를 접할 때면 몇 년 전 일어난 제천 복합상가와 밀양 요양병원 화재 사고의 아픈 기억이 떠올라 가슴을 쓸어내리곤 한다. 세월호 참사 후 안전이 시대적 가치로 떠오르면서 사회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공공의 안전을 확보해 달라는 법제도화 요구도 함께 커졌다.
마침내 이달 ‘전기안전관리법’이 시행됐다. 전기안전관리법은 제천·밀양 화재 같은 대형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선진화된 전기안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국민이 전기안전 종합 정보 시스템을 통해 이 같은 시설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전기설비 소유자나 안전관리자가 자발적으로 시설의 부족한 부분을 고쳐나갈 수 있도록 했다. 전기안전관리법 시행으로 국민 안전을 확보할 넓고 촘촘한 그물망이 펼쳐진 셈이다.
이제 첫 단추일 뿐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나 인프라가 갖춰져도 이를 온전히 활용하지 못한다면 안전은 법률 안에서만 머물 수밖에 없다. 안전을 위한 투자를 비용이나 지출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 또한 여전하다.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동시에 국민이 안전관리 정책에 관심을 갖고 높은 시민의식으로 동참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이 안전이고, 안전이 곧 행복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시행되는 전기안전관리법을 계기로 국가와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한데 모여 ‘K전기안전’ 선진국이 되는 그날을 기약해 본다.
이정술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