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1시경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음주 뺑소니 사고 용의차량의 범퍼. 제주동부경찰서 제공=뉴스1
제주에서 차를 몰다가 행인을 치고 달아난 뺑소니범이 사고 현장에 떨어진 범퍼 조각으로 차종을 확인한 경찰에 의해 6시간 만에 붙잡혔다.
14일 제주동부경찰서는 30대 남성 A 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사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이날 오전 1시경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로 B 씨(56)를 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 씨를 잡기 위해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지만 사고가 야간에 발생한 탓에 차종과 차량 번호 식별이 어려웠다.
사고 현장에 남은 단서는 약 40㎝ 크기의 범퍼 조각과 사이드미러 뿐이었다.
그런데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동부서 교통조사계 소속 경찰 김상우 경위(43)는 평소 ‘자동차 광’으로 차종과 연식을 한 눈에 파악했다. 이 범퍼만 보고 가해 차량이 10년 이상 된 일본산 수입 승용차라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해당 정보들을 토대로 차적 조회를 하자 제주지역 내 약 100대가 확인됐다. 사고 인근 지역으로 범위를 좁혀 탐문수사를 벌인 결과, 경찰은 신고 접수 2시간여 만인 오전 8시 30분경 A 씨를 조천읍 주거지에서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은 사고 발생 시간과 피의자 체포 시간에 차이가 있는만큼 정확한 음주 측정을 위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는 한편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