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 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고 있다. 2021.4.14/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해 주한 일본대사에게 강경하게 우려를 전달했다. 신임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 후 환담자리에서 양국 현안에 대한 강경 발언을 전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14일 오전 11시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페데리코 알베르또 꾸에요 까밀로 주한 도미니카공화국 대사, 아리스 비간츠 주한 라트비아 대사, 아이보시 코이치 주한 일본대사로부터 신임장(信任狀)을 받았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각 대사들과 기념촬영을 한 후 함께 인왕실로 이동해 환담을 나눴다.
이어 ”한국 정부와 국민의 이러한 우려를 잘 알 것“이라며 ”본국에 잘 전달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 환담 발언으로서 극히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통상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 환담에서는 양국간 가교 역할을 당부하는 등 상견례의 성격이 강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신임장 제정식 후 문 대통령과의 환담이 국가별로 별도로 진행이 됐지만,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개별 환담이 아닌 제정식에 참석한 모든 대사들과 한 자리에서 환담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문 대통령이 이날 주한대사에게 우려를 직접 표명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번 사안에 대한 문 대통령의 엄중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회의에서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과 관련해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잠정 조치를 포함,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정부는 전날 일본 정부가 각의(국무회의)에서 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출하기로 공식 결정한 즉시 긴급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소집했다. 정부는 ”주변 국가의 안전과 해양환경에 위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특히 최인접국인 우리나라와 충분한 협의 및 양해 과정 없이 이루어진 일방적 조치“라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대만 등 인접국가들의 우려·항의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한 일본 정부 고위당국자는 ”중국이나 한국 따위에게 듣고 싶지 않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전날 각의에 참석한 후 기자회견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가 포함된 오염수에 대해 ”그 물을 마시더라도 별일 없다“고 말해 일본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