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뒤 차기 당 지도부 선출 시기와 방법을 둘러싸고 내분에 휩싸였다. 당내에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퇴임 이후 리더십 공백 상태에서 당권을 노리는 주자들 간에 기싸움이 벌어졌고, 당 밖에선 김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야권 신당론이 제기되는 등 내우외환에 빠진 모습이다.
14일 열린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선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일정을 논의하면서 고성이 터져나왔다. 출마를 검토 중인 홍문표 의원은 비공개 회의에서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정진석 의원의 당 대표 후보 단일화 시도 관련 보도를 문제삼으며 “구태정치이자 나눠먹기식 패거리 정치다. 이런 추잡한 정치를 중단하라”고 했다. 서병수 의원은 “과거 방식대로 과거 사람들이 지도부를 구성한다면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냐”며 출마를 준비하는 중진들 면전에서 불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중진들은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에 대해서는 “통합이 순리”라는데 의견을 모았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당원 의견 수렴 과정과 합당 조건 협상 등 고비가 첩첩산중인 상황이다.
당 소속 의원 중 절반이 넘는 초선의원들도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차기 지도부 선출 논의에 들어갔다. 초선의원들은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의 쇄신과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최대한 많은 초선들이 지도부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사무처 당직자를 폭행해 당 윤리위에 회부돼 징계가 거론되던 송언석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당 관계자는 “4·7 재·보궐선거 이후 발빠른 움직임으로 새 리더십의 희망을 보여줘야하는데, 한 발짝도 당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