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 대한민국] 1부 포스트 코로나, 공존금융이 온다
골목상권의 상인들을 돕기 위해 하나금융그룹이 제작한 맛집 소개 영상 ‘골목기행’. 각 사 제공
산낙지 전문점 ‘선영이네’를 운영하는 사장 김태윤 씨(67)는 동영상 속에서 이렇게 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 김 씨의 이야기가 담긴 이 영상은 TV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골목기행’ 속 장면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소상공인, 지역사회, 청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하는 ‘공존금융’이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금융사들이 선보이는 온라인 콘텐츠도 이에 발맞춰 진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골목상권을 소개하거나 매출이 감소한 지역 농가를 위해 온라인 판매 채널을 제공하는 등 ‘상생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어려운 상인들을 돕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며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맛집을 선정했고, 앞으로 주변 맛집 3곳을 더 소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농어민들이 새로운 직거래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금융사가 농수산물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 방송도 진행한다. 신한카드는 13일 오후 8시부터 자사 유튜브 채널과 인터파크TV 채널을 통해 제주농협의 ‘카라향’(귤의 품종)을 판매하는 ‘확신LIVE-aT 제주’를 내보냈다. 1시간 동안 판매된 금액은 1600만 원에 이른다.
신한카드가 13일 진행한 라이브 커머스 방송 ‘확신LIVE-aT 제주’의 한 장면. 각 사 제공
KB국민은행은 ‘29세 미만 클릭금지, 서른만’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지난달 4일부터 공개했다. 30대를 위한 고민 상담소를 표방하는 콘텐츠다. ‘축의금은 얼마나 내야 하나’ 등 크고 작은 주제로 출연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다. 13일까지 공개된 영상 4편의 누적 조회수는 33만 회에 이른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