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읽기 두뇌 회전 높이고, 씹는 활동은 뇌 인지 기능 활성화 습관성 과음, 알코올성 치매 유발 운동-수면 부족해도 발병 위험 ↑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검사실에서 치매 환자에게 기억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양대병원 제공
고령화로 인해 가장 고민되는 질환 중 하나가 치매다. 치매는 아직 치료제가 없는 만큼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19’ 자료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 환자는 75만488명으로 치매 유병률이 10.16%에 달했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가운데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뜻이다.
치매 환자는 2024년 100만 명, 2039년 200만 명, 2050년에는 30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치매 예방을 위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세 가지와 되도록 피해야 되는 세 가지, 이른바 ‘치매 3다(多) 3불(不)’을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많이 하면 좋은 세 가지
‘많이 할수록 좋은’ 첫 번째는 ‘많이 읽자’다. 하루 1시간 이상의 독서와 신문 읽기는 두뇌 회전에 효과적이다. 글을 자주 쓰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편지에 사용하는 단어가 다양하고 풍부할수록 치매 발병이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세 번째는 많이 걷자. 치매 예방을 위해선 신체 활동이 중요하다. 운동은 젊었을 때 시작하는 게 좋다. 중년에 신체와 뇌 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3배 정도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운동을 하면 치매를 일으키는 독성 단백질인 Aβ-42 축적량이 줄고 총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아진다.
○하면 안 되는 세 가지
‘하면 안 되는’ 3불 가운데 첫 번째는 생활습관병이다.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등으로 혈관이 제 기능을 못 하게 되면 혈액 공급이 중단돼 뇌중풍(뇌졸중)이 일어나고 결국 뇌세포가 파괴되면서 치매 증상이 나타난다. 비만은 치매에 치명적이다. 지방세포가 혈관의 노화를 촉진시켜 치매 유병률을 2.5배나 높인다. 치매는 물론 생활습관병의 예방을 위해서도 운동과 식이요법을 바로 시작해야 한다.
두 번째는 술과 담배다. 습관적인 과음은 뇌세포를 파괴해 알코올성 치매를 일으킨다. 술을 6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1.5배 이상 늘어난다. 음주를 적당히 조절하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금주하는 게 바람직하다.
세 번째는 노인성 우울증이다. 치매 환자의 약 40%가 우울증 증세를 함께 보인다. 기억력 장애나 집중력 저하 등 치매와 비슷한 증세를 보여 ‘가성(假性)치매’로 불리기도 하는 노인성 우울증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이뤄진다면 비교적 회복률이 높다.
○수면 부족에서도 벗어나자
뇌에 피로가 쌓이면 치매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뇌가 쉬지 않고 에너지를 계속 쓰면 전열기구를 하루 종일 써서 과열된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 그래서 뇌의 사용과 함께 적절한 휴식이 치매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뇌 피로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수면 부족이다.
수면의 절대량이 부족하거나 충분히 잠을 자도 수면의 질이 나쁘면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수면은 90분을 주기로 하룻밤 4, 5회 반복한다. 첫 잠이 가장 깊고, 뇌 파장이 느린 상태가 되는데 뇌의 피로는 이때 풀린다. 수면학자들은 적당한 수면 시간이 최소 하루 6시간 정도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숙면을 위해서는 되도록 낮잠을 피해야 한다. 정말로 졸릴 경우에는 아침에 일어난 지 8시간 후에 10∼15분 정도만 낮잠을 자야 한다. 또 잠자리에 누워 있는 시간을 매일 일정하게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하루 수면 시간을 8시간으로 정하면, 그 이상은 잠자리에 누워 있지 않는다. 잠자리에 들기 2시간 이내에 30분 동안 더운 물에 목욕을 해 체온을 2도가량 올린다. 따뜻한 물이나 보리차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은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숙면을 위해서는 잠자리에 들기 6시간 전에 운동을 마치는 것이 가장 좋다. 발가락, 발목, 허벅지 등의 근육을 손으로 풀어주는 것도 숙면하는 데 좋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