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국 연례 평가 보고서
13일(현지 시간) 미국 정보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노동신문 뉴스1
미 국가정보국(ODNI)은 13일(현지 시간) 공개한 27쪽 분량의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 중 북한 부문에서 “김정은은 미국과 동맹들 사이를 벌리고 역내 안보 환경을 바꾸기 위해 공격적이고 잠재적으로 불안정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여기에는 핵무기와 ICBM의 시험이 포함된다”고 했다. 또 “김정은은 핵무기를 외세의 개입에 대한 궁극적인 억제로 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믿고 있다”며 “자신의 정권에 가해지는 압박 수위가 북한의 접근을 근본적으로 바꾸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이어 “김정은은 또 재래식 무기를 현대화하는 노력과 함께 핵무기, 미사일 개발을 통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재래식 무기의 위협도 거론했다. 재래식 무기의 역량 강화로 미국과 한국, 일본에 점점 더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ODNI는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미국의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최상위 정보기관이다. 여기서 내놓은 보고서에는 이들 기관의 정보와 분석 내용이 총망라돼 있다고 볼 수 있다. ODNI의 이번 연례 위협 보고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처음 나온 것으로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인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에도 상당 부분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 보고서는 북한과 함께 중국, 러시아, 이란을 주요한 위협으로 보고 개별 장(chapter)에서 기술했다. 특히 중국을 가장 첫 번째로 올려 미국이 인식하는 위협 1순위임을 확인했다.
보고서는 “중국공산당은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의 영향력은 약화시키며 미국과 동맹 간 틈을 벌리고 전제주의적 중국 시스템을 앞세운 국제적 새 규범을 만들기 위해 범정부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점점 더 미국과 같은 수준의 경쟁자가 돼가고 있다며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인도와의 국경에서 벌어지는 충돌을 중국의 영향력 확대 시도 사례로 언급했다. 대만과 관련해서도 “중국이 통일을 압박하면서 미국 대만 간의 관여 강화를 비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군사력 측면에 있어서는 중국군의 해군력과 공군력을 역내 최대로 평가하며 “중국은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신형 장거리 시스템 실전 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WMD와 관련해서도 “중국이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핵무기고의 확대와 다양화를 계속할 것이며 3대 핵전력을 실전 배치하고 핵무기 보유량을 10년 내 두 배 이상 늘리려 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