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완의 수비력은 팬들에게 단순히 한 선수 개인의 역량 문제가 아니었다. 허문회 롯데 감독과 성민규 롯데 단장의 불화가 사실인지 여부를 따지는 척도 중 하나였다. 지시완은 성 단장이 2019년 영입한 포수다. 주전 포수 김준태와 강태율이 각각 이번 시즌 타율 0.136, 무안타로 부진한 가운데 6일 NC전에서 결승타를 날리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허 감독은 “수비가 아니다”라며 지시완의 기용을 꺼렸다. 예전부터 선수 기용, 웨이브 공시 등 문제로 성 단장과 불화설이 있던 터라 ‘성 단장과의 감정 때문에 지시완을 쓰지 않는다’는 팬들의 의혹은 커져만 갔다.
이날 지시완의 경기력은 의혹을 씻기엔 애매모호했다. 그는 11회말 2사 이후 볼넷으로 나간 KIA 나지완의 대주자 최정민이 2루로 달리자 마차도에게 송구하며 성공적으로 도루를 저지했다. 반면 12회말 1사 1, 2루의 위기에서 3루로 던진 송구는 조금 높게 날아가 도루를 허용했다.
이런 가운데 허 감독의 14일 인터뷰가 공개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롯데는 13일 KIA전에서 선발 박세웅의 6이닝 2피안타 8탈삼진 호투에 힘입어 8-0 완승을 거뒀다. 이튿날 허 감독은 “박세웅이 어제 잘했다. 포수 김준태도 리드를 잘했다”며 “(경기 전) 잠을 못 잤는데 (어제는) 잠을 잘 잤다”고 말했다. 김준태의 활약으로 선수 기용 논란을 해명해냈고, 팀 성적 부진도 해결됐다는 설명이었다.
한편 롯데는 15일 KIA와의 3차전 경기에 지시완을 이번 시즌 첫 선발로 낙점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