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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7주기’…단원고 후배들 합창·연극으로 선배·스승 추모

입력 | 2021-04-16 15:21:00


세월호 참사 7주기인 16일 인천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일반인희생자 추모관 앞에서 추모식이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2021.4.16/뉴스1 © News1

“너의 목소리가 그리워도, 뒤돌아 볼 수는 없지.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 곳으로 가네.”

가수 고(故) 김광석씨의 앨범에 수록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의 노래가 16일 경기 안산시 단원고교 곳곳에 울려 퍼졌다.

이날은 2014년 4월16일 299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7년이 되는 해다.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이해 안산 단원고교에는 이날 정규수업 대신, 세월호 관련 행사로 일정을 채웠다.

세월호 참사 7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4·16재단 관계자들과 유가족들이 선상 추모식을 진행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2021.4.16/뉴스1 © News1

1~3년 학생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추모합창과 연극 등을 선보였다.

추모곡으로는 416합창단의 첫 창작곡 ‘너’와 고 김광석씨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다.

학생들은 나와 한번도 마주치지 않은 선배, 배움을 받아보지 못한 스승이었지만,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두 눈을 감은 채 경청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한 학생의 가정을 배경으로 한 연극은 교직원과 학생 모두의 눈가를 촉촉하게 했다.

연극은 희생된 한 학생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연출된 가상의 이야기지만 세월호 참사 당시부터 이후의 가족들의 변화된 삶까지의 과정을 실제로 있었을 법 하듯이 그렸다.

특히 희생된 학생의 친언니가 세월호 참사 이후, 우연히 동생의 일기장을 통해 동생이 상담사가 되고자 했던 꿈을 알았고 그 꿈을 대신 실현시켜주기 위해 상담사 시험에 합격하는 대목에서 또한번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교내로 들어가는 정문에 부착된 ‘일곱번째, 너와 함께 봄을 거닐다’라는 현수막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이날 교직원과 학생들은 세월호 참사를 기념하는 노란리본을 새로 만들어 기존에 있던 리본을 교체하는 행사를 진행하는가 하면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소재 민주시민교육원을 찾아 당시 선배들이 실제로 사용했던 ‘기억교실’을 방문한다.

양동영 안산단원고교장은 “당시 ‘수학여행 잘 다녀오겠습니다’ 하며 행복한 모습으로 여행을 떠났던 아들, 딸들이 7년이 지나고 날이 저물어도 돌아오지 못하는 현실 속에 부모님들은 어제일 처럼 가슴에 품고 그리워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7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세월호 침몰 해역을 찾은 유가족들이 선상 추모식을 진행한 후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2021.4.16/뉴스1 © News1

이어 “아직도 큰 세월호가 어떻게 침몰했는지, 7시간 동안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 등 진상규명을 제대로 못했다”며 “모든 사태의 원인은 나라가 나라답지 못했고 어른들의 잘못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따스한 4월에 비극적인 참사로 안타깝게 희생된 학생들과 선생님들, 그대들과 함께 봄을 거닐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부터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식 행사가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에서 진행된다. 기억식 후에는 4·16생명안전공원 선포식이 열린다.

또 안산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누구나 추모할 수 있도록 온라인 추모공간(www.416spring.com)을 개설했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단체 수학여행을 떠났던 안산단원고교생을 포함한 탑승자 476명 중 299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사건이다.

(안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