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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와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 이른바 ‘삼포세대’라는 신조어가 사용된 지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다만 과거엔 취업난과 불안정한 일자리, 치솟는 집값 등 경제적인 문제로 이를 미뤘다면 이제는 사회적인 문제까지 더해졌다는 해석이다.
사회초년생인 김모씨(27·여)는 17일 뉴스1에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 데이트 폭력이나 불법촬영(디지털성폭력) 보도가 나온다. 이성 모두를 잠재적 성범죄자로 여기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엔 그저 ‘연애상대를 고를 때 신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언젠가부터는 그런 생각조차 사치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여성의전화가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지난해 최소 228명의 여성이 연인이나 남편에게 살해되거나 살해당할 뻔했다. 여성의전화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사건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했다.
물론 젊은 세대가 연애를 꺼리는 데에는 비혼주의의 영향도 있다. 직장인 A씨(33·여)는 “결혼 계획이 없는데 굳이 연애를 하면서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굳이 받고 싶지 않다”고 했다.
국내 대기업에서 근무 중인 이모씨(38·여)도 “결혼한 친구들로부터 출산·육아를 둘러싼 여러 갈등을 들으며 결혼에 대한 마음을 점차 접게 됐다”면서 “그러다 보니 연애를 할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고 직장에서 승진을 노리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겠다는 대답도 있었다. 직장인 정모씨(32)는 “꼭 연애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연애를 해야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로선 직장생활이나 취미활동을 하면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국내외를 강타한 코로나19 대유행도 한몫 단단히 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세대가 코로나19로 인해 잃은 것으로 취업(49.1%·복수응답), ‘경제난으로 목돈마련 계획 무산’(37.2%), ‘개인의 미래 설계’(36.8%), ‘인간관계’(33.9%), ‘직장(실직)’(15.2%), ‘연애’(14.7%) 등이 꼽힌 것이다.
다만 이같은 코로나19세대가 늘어나게 될 경우 장기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될 확률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정책 차원의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고, 특히 첫 취업에 진입하는 20대들의 안정적인 고용을 지원하는데 정부의 노력이 집중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청년들의 가치관과 문제의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한 정부가 아무리 저출산 대책을 내놓아도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올해에도 청년·신혼부부, 다자녀 주거 지원 분야 약 23조원, 양육비 부담완화와 아동 돌봄 및 보육지원 등 약 17.6조원 등 총 72.7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