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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150㎞ 놓친 軍, “우리 쪽으로 안 날아와서” 황당 해명

입력 | 2021-04-17 14:42:00

북한은 전날인 25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 추정 발사체에 대해 26일 ‘신형전술유도탄’이라고 밝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2면에 발사체의 사진을 공개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5일 북한이 발사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 사거리에 대해 “우리 군 감시 자산으로는 450㎞ 날아간 것으로 판단했다”고 최근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탄도미사일 비행 거리가 600㎞라고 발표했다. 한·미 정보당국도 북한의 주장이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어 군(軍)이 사실상 ‘탐지 실패’를 국회에 자인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합참은 지난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에게 “우리 군 자산으로는 북한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450㎞로 판단했다”고 보고했다.

앞서 합참은 지난달 25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6분경, 7시 25분경 북한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며 비행거리는 약 450㎞, 고도는 약 60㎞로 탐지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 이튿날(26일) “저고도활공도약비행 방식의 변칙적 궤도 특성을 재확인했다”며 사거리가 600㎞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미사일이 정점 고도(60㎞)를 찍고 하강한 뒤 20㎞ 이하 저고도에서 150㎞를 변칙 기동했지만, 합참이 탐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150㎞ 오차는 서울과 대전에 맞먹는 거리다.

합참은 사거리 탐지 오차에 대해 “우리 쪽으로 안 날아와서 제대로 탐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동해 방향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탓에 지구 궤적에 의한 음영구역이 발생해 탐지가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합참은 정확한 탄도미사일 사거리에 대해서는 ‘정밀 분석 중’이라는 입장이다.

윤 의원은 “군의 보고 대로라면 탄도미사일이 하강 단계에서 변칙 기동을 해 추가로 날아간 150㎞를 탐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우리 쪽으로 오는 (미사일을) 정확하게 탐지할 수 없다고 합참이 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발사 초기 미국·일본 자산으로 사거리를 어떻게 탐지했는지, 이후 우리 군과 미·일이 정보 공유를 원활하게 했는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