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란 교수. 동아일보DB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신설된 방역기획관에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임명했다. 기 신임 방역기획관은 사회정책비서관이 담당하던 방역과 백신 접종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백신 수급 계획이 계속 꼬이자 예방의학 전문가를 기용해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기 기획관이 그동안 했던 발언을 돌아보면 그가 백신 업무를 총괄할 적임자인지 의문이 생긴다. 그는 지난해 11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국은 환자 발생 수준을 봤을 때 (백신 구입이) 급하지 않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같은 방송에서는 백신 확보가 늦었다는 비판에 “(다른 나라가) 접종을 먼저 해 위험을 알려주는 것은 고마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금은 어떤가. 정부가 백신 확보에 늑장을 부린 탓에 11월 집단면역 달성 계획이 시작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올 9월까지 접종률이 70%가 넘어야 하는데 16일 현재 백신 접종률은 2.65%에 불과하다.
미국이 면역 효과를 높이기 위해 3차 접종을 추진하고 유럽연합이 2년 뒤에 쓸 물량까지 확보하기로 하면서 백신 기근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 산업 정보기관까지 백신 확보전에 나서야 하는 위기 국면에서 신뢰를 잃은 기 기획관이 부처를 총괄해 백신 전면전을 지휘해 나갈 수 있을지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