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4명 패스로 무너뜨리고 2골 빌바오 4-0 제압 13시즌 연속 30골로 뮐러 기록 넘어
스페인 프로축구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18일 스페인 국왕컵 결승 아틀레틱 빌바오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팀의 우승을 이끈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통산 7번째 국왕컵을 들어올렸다. 세비야=신화 뉴시스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34·바르셀로나)가 위대한 공격수로 평가받는 건 공을 정확하게 다루는 것을 넘어 동료를 활용해 더 좋은 기회를 만들어내는 능력 또한 탁월하기 때문이다.
메시는 18일 스페인 세비야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데 라 카르두하에서 열린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2020∼2021시즌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 ‘기브 앤드 고(Give and Go)’ 플레이의 진수를 보여줬다. 기브 앤드 고는 동료들에게 공을 주고, 순간 빈 공간으로 움직인 뒤 다시 패스를 받아 완벽한 기회를 만드는 부분 전술 동작이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두 골을 터뜨리면서 팀의 모든 골 과정에 기여한 메시의 원맨쇼에 힘입어 빌바오를 4-0으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바르셀로나는 통산 31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횟수에서 2위 빌바오(23회)를 크게 앞섰다.
골키퍼 선방으로 버티던 빌바오는 후반전에 메시의 원맨쇼에 결국 무너졌다. 후반 15분 하프라인에서 패스를 받은 메시가 수비 4명을 끌어들이고 오른쪽 측면의 프렝키 더용에게 밀어줬고, 더용이 그대로 올린 땅볼 크로스를 앙투안 그리에즈만이 가볍게 선제골로 연결했다. 이어 3분 만에 더용의 헤딩 추가골로 2-0으로 앞섰다. 메시는 후반 23분 수비에서 동료들과 4번의 주고받는 2 대 1 패스로 빌바오 문전까지 도달한 뒤 왼발 드리블로 수비를 벗겨내고 3번째 골을 터뜨렸다. 메시는 4분 뒤에도 호르디 알바가 동료와 2 대 1 패스로 왼쪽 측면 공간을 뚫자 문전 중앙으로 쇄도한 뒤 알바의 크로스를 그대로 왼발로 차 넣었다.
이날 멀티 골을 터뜨린 메시는 국왕컵 결승전 9골로 이 부문 최다골 기록자가 됐다. 동시에 시즌 31호골(리그 23골, 챔피언스리그 5골, 국왕컵 3골)을 넣으며 독일 축구 레전드 게르트 뮐러(12시즌)를 넘어 최초로 13시즌 연속 30골 이상을 달성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