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 서울대 교수
굴다-카사도 등 4곡 담아, 찰진 에너지 마음껏 전달
주연선 중앙대 교수
낭만주의 소품 16곡 담아, 강약대비로 호소력 돋보여
20세기 첼로곡들을 모은 김민지의 앨범. 스테이지원 제공
연주자로, 음악교육자로 부지런히 활동해 온 첼리스트 김민지와 주연선이 나란히 새 앨범을 내놓았다. 각각 현을 씹어버릴 듯한 쫄깃함과 잔잔한 온화함이 돋보인다.
서울대 교수인 김민지는 20세기 첼로 작품 네 곡을 모은 새 앨범을 유니버설뮤직코리아에서 선보였다. 프리드리히 굴다의 ‘첼로와 윈드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카사도 ‘독주 첼로를 위한 모음곡’, 힌데미트 무반주 첼로 소나타, 1999년 발표돼 간신히 ‘20세기 레퍼토리’가 된 솔리마 ‘알로네(alone·후광)’ 등 네 작품을 실었다. 김민지는 올해 2월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독주회를 통해 카사도와 솔리마의 곡을 소개한 바 있다.
클래식과 재즈, 피아니스트와 작곡가로 다양하게 활동했던 ‘악동’ 굴다의 협주곡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이 앨범의 값은 충분하다. 첫 악장부터 드럼세트와 기타의 음색이 두드러지는 록 밴드 스타일이 펼쳐져 기존의 협주곡 양식을 상상한 감상자를 놀라게 한다. 4악장은 ‘미뉴에트’로 표기됐지만 캐스터네츠와 기타가 두드러지는 남유럽 춤곡을 연상시킨다. 5악장은 뮌헨 ‘옥토버페스트’의 떠들썩함을 연상시키는 독일어권 대중음악 스타일이 신명을 돋운다.
잔잔한 첼로 소품들을 묶은 주연선의 앨범 ‘로망티크’. 소니뮤직 제공
피아니스트 문정재의 반주로 엘가 ‘사랑의 인사’, 슈베르트 ‘세레나데’ 등 주로 낭만주의 시대의 소품 16곡을 모았다. 바로크 시대 륄리나 근대 작곡가 파야의 작품도 있지만 모두 ‘노래성’이 두드러지는 곡들이다.
주연선은 이 아담한 곡들을 적합한 분절법(프레이징)과 적절한 범위 안에 잡아둔 다이내믹(강약 대비)으로 호소력 있게 표현했다. ‘사람 목소리와 가장 유사한 악기’라는 첼로의 평판처럼 봄날 종일 틀어놓고 따라 흥얼거리고 싶어진다. 올해 1월 서울 종로구 JCC아트센터에서 녹음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