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공매도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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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종목, 즉 대형주에 대한 공매도가 우선 재개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거래가 보다 수월해진다. 오는 20일 가동되는 사전교육과 모의투자를 이수하면 5월3일부터 투자자의 각 조건에 따라 특정 한도 내에서 공매도를 할 수 있게 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일반투자가 향후 주가가 상승할 종목을 잘 선정해야 한다면, 공매도 투자의 경우 향후 주가가 하락할 종목을 잘 선정해야 이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개인은 기관·외국인에 비해 주식차입이 어려워 사실상 공매도 기회가 차단돼 왔다. 공매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주식 대차는 통상적인 금전 대차에 비해 위험이 크다보니, 신용도와 담보력이 높은 기관을 중심으로 공매도 거래가 이뤄졌다. 증권사들도 결제위험 관리가 어렵고 수익이 높지 않은 개인 대상 주식 대여에 소극적이었다.
공매도 금지 전 200억원 규모였던 개인 대주 시장은 5월3일 2조~3조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대주 가능 종목도 공매도 우선 재개 대상인 코스피200, 코스닥150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종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200 구성종목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약 88%, 코스닥150 구성종목은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약 50%를 차지한다.
공매도에 처음 투자하는 모든 개인은 1시간가량의 사전교육(금융투자교육원)과 차입-매도-매수-상환의 실제 투자절차를 반영한 모의투자(거래소)를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이는 이러닝(E-Learning)으로 이뤄진다. 공매도 거래의 특수성·위험성 등을 충분히 인지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오는 20일 관련 시스템이 오픈되기 때문에 5월3일 공매도 재개 전에 자격을 미리 취득할 수 있다. 개인은 이수 번호 등을 공매도를 위해 거래하고자 하는 증권사에 제출해야 하며, 증권사는 해당 고객이 공매도를 해도 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KB증권·하나금융투자·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과 보험사 등이 공매도를 위해 필요한 주식을 빌려주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키움증권·대신증권·SK증권·유안타증권 등 6곳이 이 역할을 하고 있었다. 구체적인 금융사 명단은 오는 19일 발표된다.
개인 대주 상환기간은 60일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환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었지만, 기간을 늘리면 그 기간만큼 다른 개인은 해당 주식을 빌릴 수 없게 되는 등 물량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60일로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공매도 재개 후 개인 투자자들의 관련 수요가 확인되면 상환 기간 연장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또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에 제약이 되지 않도록 추후 관련 리스크 추이 등을 살펴가면서 차입 한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개인에 대한 대주 시장 확대로 투자 전략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한편에는 개인 공매도 활성화가 오히려 개인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개인 공매도 확대는 규모와 상관 없이 하방 압력으로 자리 잡게 돼 전체 개인 투자자에게는 독이 될 것”이라면서 “차명 계좌로 개인 공매도가 늘어난다면 시장 혼란과 폐해는 상상 이상이 될 확률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 공매도 투자자가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는 사례가 보도됐다. 지난해 대표적인 급등주인 테슬라의 공매도 투자자들은 지난해 401억달러(약 44조원)의 손실을 봤다. 애플 공매도 투자자 손실은 67억달러(약 7조4000억원), 아마존 공매도 투자자 손실은 58억달러(약 6조4000억원)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매도 거래를 처음 하는 분들은 공매도의 기본적인 거래 방법부터 반대매매 및 담보관리 방법, 관련 법규와 규정 등을 학습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매도의 위험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