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필하모닉, 밀레니얼 세대와 협연 자네티 감독과 피아니스트 5人, 24일부터 베토벤 협주곡 무대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전곡 시리즈 ‘파이브 포 파이브’를 열어갈 주인공들. 왼쪽부터 선율, 박재홍, 자네티 경기필 예술감독, 윤아인, 정지원, 임주희. 경기아트센터 제공
20대 초반의 젊은 피아니스트 다섯 명이 ‘5인 5색’ 베토벤 피아노협주곡의 매력을 들려준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예술감독 마시모 자네티)가 24일부터 5월 8일까지 3개 프로그램으로 여섯 차례 여는 ‘파이브 포 파이브’ 시리즈다.
24일 경기 성남아트센터와 2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시리즈 1’에선 피아니스트 선율(21)과 정지원(20)이 각각 협주곡 1, 2번을 선보인다. 5월 1일 경기 수원시 경기아트센터와 2일 경기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리는 ‘시리즈 2’에선 윤아인(25)과 박재홍(22)이 협주곡 3, 4번을, 5월 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8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시리즈 3’에선 임주희(21)가 협주곡 5번 ‘황제’를 협연한다.
“2년 반 전 경기필 감독에 취임할 때 큰 목표가 젊은 예술가를 소개하는 것이었죠. 이를 지킬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자네티 감독은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한화와 함께하는 2021 교향악축제’ 경기필 연주에서 레스피기 ‘로마의 소나무’를 화려한 음색으로 정밀하게 표현해 격찬을 받았다. 3월 초 입국한 그는 피아니스트 다섯 명을 일일이 만나 작품 해석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서 독일 악보출판사 베렌라이터가 정리한 최신 악보를 소개했다.
박재홍은 “그동안 헨레사(社)에서 나온 악보를 사용했었는데, 베렌라이터 악보는 프레이징(분절법) 등 세부에 다른 점이 많아 내게 맞는 부분들을 적용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피아노계의 전설 엘리소 비르살라제의 제자로 알려진 윤아인은 “손가락만 바꿔도 인토네이션(억양)과 호흡이 달라진다. 내 호흡에 맞는 것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현했다.
젊은 다섯 피아니스트 모두 자네티 감독과의 만남에서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지원은 “처음엔 기술적인 부분에만 생각이 많았는데, 연주가와 관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서트가 되겠다는 기대가 커졌다”고 말했다. 임주희는 “감독님이 ‘이 곡을 교향곡이나 오페라처럼 생각해 보라’고 얘기하는 데서 깨우침을 받았다”고 말했다. 자네티 감독은 “협주곡과 오페라는 다르지만 베토벤이 가졌던 갈등이나 심리를 알아보려 할 때 같은 부분도 새로운 색채로 보여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선율은 “악보에 높은 F샤프(F#)음이 적혀 있는데, 베토벤 시대 피아노는 샤프가 붙지 않는 F음까지만 낼 수 있었다. 이런 점들을 반영해 연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즈 1에선 협주곡 두 곡에 앞서 베토벤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과 ‘코리올란 서곡’을 연주한다. 시리즈 2에선 전반부에 정하나 경기필 악장이 베토벤 로망스 1, 2번을 협연한다. 시리즈 3은 협주곡 5번 ‘황제’에 이어 화려한 리듬감이 두드러지는 베토벤 교향곡 7번으로 대미를 장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