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9일 월요일 맑음. 거울의 밤. #346 The Velvet Under ground ‘Candy Says’(1969년) 벨벳 언더그라운드 3집에 실린 곡 추천
임희윤 기자
인공지능이 작곡하는 자장가에 대해 얼마 전 취재하다가 나의 ‘인생 자장가 앨범’은 뭐였나 돌아보게 됐다. 한 앨범당 최소 2, 3년씩은 밤이면 밤마다 틀어놓고 잤던 것 같다. 음악의 진공상태를 견디지 못하는 데다 잠자리에 틀어놓는 음악은 꽉 막힌 나의 방을 별빛 총총한 청각적 캠프장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서두의 앨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3집 ‘The Velvet Underground’(사진)다. 영화 ‘접속’(1997년)에도 삽입된 저 유명한 ‘Pale Blue Eyes’부터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기괴한 곡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Murder Mystery’까지 실린 음반.
보컬을 맡은 베이시스트 더그 율이 마치 존 레넌(1940∼1980)처럼 읊조리는 이 곡은 ‘D’-‘F#m/C#’-‘F/C’-‘B’로 반음씩 내려앉는, 묘하게 뒤틀린 화성 진행 때문에 더욱 졸음을 유발한다. 영국 수학자 로저 펜로즈가 고안한 불가능한 계단을 오르내리듯 말이다. 말미의 메이저세븐 코드와 두왑 코러스마저 잠을 재촉한다.
‘캔디가 말했지/난 내 몸이 싫어졌어/이 몸에 대해 세상이 원하는 것들도 모두…’
이 곡이 그저 예쁘장한 자장가가 아님을 깨달은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트랜스젠더 여성에 대한 것임을 알게 된 일 말이다. 곡 중 캔디는 앤디 워홀(1928∼1987)과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뮤즈 가운데 하나였던 캔디 달링(1944∼1974)이라는 실제 인물이다.
‘나는 파랑새가 날아가는 걸 지켜볼 테야. …내가 나로부터 떠나버릴 수 있다면?’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