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4.20 © News1
우리 정부가 미국 측으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지원받기 위한 이른바 ‘백신 스와프’ 관련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 간 코로나19 백신 협력, 특히 ‘백신 스와프’에 관한 박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지금 미국 측과 (백신 스와프에 대해) 상당히 진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지난 17~18일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특사가 (한국에) 왔을 때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답했다.
한미 간 ‘백신 스와프’는 작년 12월 박 의원이 처음 제안한 것으로서 미 정부가 우리나라에서 필요로 하는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긴급지원해주면 이후 우리나라 제약사들이 미국 기술을 도입해 국내에서 생산한 백신을 미국에 되갚아주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이후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을 향해 ‘한미 백신 파트너십을 통한 백신 스와프’ 방안을 당 차원에서 공식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영국 등에선 작년 12월 말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그러나 당시 질병청에선 “미국·영국 등 국가로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차용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박 의원의 제안 또한 ‘유야무야’되는 듯했다. 그랬던 정부가 이날 정 장관의 국회 답변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을 공급받기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이는 최근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수급난을 겪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 장관은 “한미 간의 백신협력은 다양한 단계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 3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방한시에도 논의했다”며 “(내달 하순)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까지 (미국과의 백신 협력에 관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 정부는 올 3월 기준으로 자국 인구 모두에 접종할 수 있는 양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는 판단에서 멕시코·캐나다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개발 백신 여분 총 400회 접종분을 지원한 뒤 추후 같은 양의 백신을 돌려받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멕시코가 미국으로부터 공급받기로 AZ 백신은 250만회, 그리고 캐나다가 공급받은 백신은 150만회 접종분이다.
게다가 미국과 ‘백신 스와프’ 협정이 체결되더라도 실제 공급을 받으려면 Δ우리나라에 대한 백신 공급 ‘시급성’과 Δ미국의 백신 ‘여유분’ 등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최근 미 정부가 코로나19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백신의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백신 여유분이 생기더라도 그 양은 그리 많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한국형 백신스와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에서 백신을 만들고, 미국에서 백신을 공급하는 형태이다.
이런 가운데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 장관의 ‘한미 간 코로나19 백신 스와프 논의’ 발언에 대해 “다각적으로 논의하고 있지만, 현재까진 설명할 내용이 없다”면서 “(협상에) 진전이 있으면 그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