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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北, 핵분열 물질 생산…비핵화까지 대북제제 유지할 것”

입력 | 2021-04-20 14:43:00

지난 2월2일 북한 함경남도 마양도 해군기지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순항미사일 표적함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찍혀 있다. (암스컨트롤웡크) © 뉴스1


미국이 2020년 내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핵분열 물질의 지속적 생산에 대해 상당히 우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또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가 이뤄질 때까지 유엔과 함께 대북제재를 유지하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국무부는 19일(현지 시간) 공개한 ‘2021 군비통제·비확산·군축 이행보고서’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일부를 계속 가동하는 징후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포착됐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이렇게 밝혔다.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북한의 지속적인 핵 활동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 및 2005년 6자회담 공동성명, IAEA 안전 의무 등을 모두 지키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IAEA가 지난해 8월 내놓은 보고서는 북한의 영변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에서 농축 우라늄 생산과 일치하는 활동들이 있다고 기술했고, 9월 보고서에서는 영변 방사화학실험실에서의 활동이 포착된 점을 언급했다.

국무부 보고서는 영변 핵시설에서 실험용 경수로가 건설 중이라는 사실과 함께 “완공시 이 원자로는 핵무기용 핵분열물질에 사용되는 우라늄 농축기술 확보에 이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서 생산하게 될 소량의 전력은 경수로를 산업용으로 포장해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북한이 2018년 폐기했다고 주장하는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서는 “거의 확실히 되돌릴 수 있고, 북한이 원한다면 또 다른 핵실험 장소를 개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북한 어딘가에 확인되지 않은 핵 시설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는 점도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언급됐다.

보고서는 미국이 북한과 건설적인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전에는 유엔과 미국의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국제사회의 파트너들과 협력해 북한에 압박을 계속 가하고, 북한의 확산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

보고서는 곳곳에서 ‘완전한 비핵화’라고 쓴 것과 달리 제재를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유독 FFVD라는 표현을 썼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과의 핵 협상을 진행할 당시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CVID 대신 썼던 단어다. 북한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표현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반발해왔다. 이를 피해 FFVD를 사용한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