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지주회사 ㈜두산 산하에 구성…계열사마다 진행중인 사업 결집 신재생에너지로 사업 재편 박차…2050년 세계 수소시장 12조 달러
두산그룹이 ‘수소’를 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꼽고 관련 역량을 하나로 모으며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섰다.
두산은 그룹 지주회사인 ㈜두산 산하에 ‘수소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고 20일 밝혔다. 수소TFT는 두산퓨얼셀, 두산중공업 등 계열사마다 진행 중인 수소 사업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사업 간의 역량을 결집하는 역할을 맡는다.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운반, 활용 등 수소사업의 전 과정에서 두산의 사업 가능성을 모색하는 건 물론이고 미국 시장에서 수소 사업 본격화에도 나선다.
앞서 두산그룹 계열사들은 각자 사업 분야에서 수소 사업을 모색했다. 두산퓨얼셀은 2014년 ㈜두산 사업부로 시작해 2019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 후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탄소가 배출되는 연소과정 없이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만으로 전기 생산이 가능해 고효율 청정 에너지원으로 손꼽힌다. 세계적으로도 두산퓨얼셀을 비롯해 미국의 블룸에너지, 퓨얼셀에너지 등 소수 기업만 상용화된 기술을 갖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상업건물용, 주택용 등의 연료전지를 개발하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조 원 넘게 신규 수주를 이뤄 2023년 매출 1조50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계열사별 계획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두산은 과거 내연기관과 원자력 중심의 사업구조가 신재생에너지로 옮겨가게 된다. 이미 두산중공업이 해상풍력, 가스터빈 사업을 강화하며 그룹의 사업구조 전환이 진행 중이지만, 수소 산업은 영향을 미치는 분야의 범위가 훨씬 넓다. 두산퓨얼셀이 선박용 연료전지 개발에 나선 걸 비롯해 전기차 충전, 수소 생산과 공급 등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액화석유가스(LPG)로 수소와 열, 전기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수소로 움직이는 산업용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두산 측은 “계열사마다 수소와 관련한 사업들을 벌여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수소TFT 출범으로 역량을 결집해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2050년 세계 수소시장 규모가 12조 달러(약 1경3347조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영국 시장조사업체 우드매킨지가 현재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보다 최대 4배가량 비싼 친환경 수소 생산 비용이 2030년쯤에는 화석연료와 비슷해질 것으로 내다보는 등 수소 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