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여성단체가 DGB대구은행 본점 몰래카메라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20일 오전 10시 대구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찰청은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특성에 맞게 수사해야 한다. 일선 경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매뉴얼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수성구 수성동 대구은행 본점에서 발생한 몰래카메라 사건을 수사해왔지만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본점 30대 남자 행원 A 씨는 7층 여자화장실 좌변기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여직원의 신체를 촬영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디지털 저장 매체 복원 수사를 통해 피해 여성 4명을 확인했다. A 씨는 경찰에 “호기심에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진술했다. 사건을 수사한 수성경찰서는 A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A 씨가) 불법 촬영기기를 인근 공원에 버렸다고 했지만 경찰은 제대로 찾지 않았다. 가해자의 말을 믿고 유포 여부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며 “사건을 수사하며 보여준 경찰의 태도는 여성들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