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 창설 발표 하루 만에 “수익 개선 위해 경기 늘리기로”
“축구는 팬들 위한 것”… 슈퍼리그 비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즈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20일 열린 EPL 32라운드 리버풀과의 안방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선수들은 유러피안 슈퍼리그(ESL) 창설에 반대하는 ‘Football is for the fans(축구는 팬들을 위한 것)’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리버풀의 ESL 참가를 비난하기 위해 리즈는 1-1로 비긴 뒤 구단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요렌테의 막판 동점 골로 슈퍼리그 팀 리버풀과 비겼다”고 적었다. 리즈=AP 뉴시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참가 구단이 현행 32개에서 36개로 확대 개편된다. 유럽 12개 빅클럽이 유러피언 슈퍼리그(ESL)를 창설하겠다고 19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UEFA의 공식 발표다.
UEFA는 20일 “2024년부터 2033년까지 기존 32개 팀이 아닌 36개 팀이 참가하고, 조별리그 대신 풀리그로 대회를 진행한다”며 “유로파리그와 유로파 콘퍼런스 리그에도 변경된 챔피언스리그의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조별리그는 한 팀이 같은 조에 속한 나머지 3개 팀과 각각 안방과 방문경기 총 6경기를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풀리그는 모든 구단이 최소 10개 팀과 만나 안방과 방문경기를 각각 5차례씩 총 10경기를 한다. 이 중 상위 8개 팀은 자동으로 16강에 진출하고, 9∼24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남은 8장의 티켓을 가져간다.
UEFA는 전반적으로 대회 경기 수가 늘면서 수익도 늘어날 수 있다며 구단의 수익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이 결국 ESL 창설에 대한 견제구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전날 AC 밀란, 인터 밀란, 유벤투스(이탈리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아스널, 첼시,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잉글랜드) 등 유럽 12개 빅클럽이 ESL 창설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왔기 때문이다.
반면 ESL 창설 반대에는 유럽 정치계도 나서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 올리버 다우든 영국 문화부 장관은 “ESL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슈퍼리그 참가 구단들을 제재하는 방안을 조사 중이다. 지배구조 개혁부터 경쟁법까지 모든 옵션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 회장인 윌리엄 왕세손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팬들과 우려를 함께 나눈다”며 “ESL이 우리가 사랑하는 축구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