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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62년 카스트로 통치 시대 막내려

입력 | 2021-04-21 03:00:00

디아스카넬 대통령, 黨총서기 선출
혁명이후 세대 첫 최고권력자 올라
中 시진핑-러 푸틴-北 김정은 축전



쿠바 권력 세대교체 19일 쿠바 수도 아바나 공산당 대회에서 총서기직으로 선출된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왼쪽)과 전임자인 라울 카스트로 전 총서기가 손을 붙잡고 들어올린 채 의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2018년 국가평의회 의장에 이어 당수 자리까지 디아스카넬이 맡게 되면서 62년의 ‘카스트로 형제 통치 시대’가 막을 내렸다. 아바나=AP 뉴시스


쿠바 공산당을 이끄는 총서기직에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61)이 선출됐다. 라울 카스트로 전 총서기(90)가 2019년 쿠바 행정부 격인 국가평의회 의장에 이어 공산당 최고지도자 자리까지 디아스카넬 대통령에게 넘기면서 62년의 ‘카스트로 형제 통치 시대’가 막을 내렸다.

쿠바 공산당은 수도 아바나에서 나흘간 열린 당 대회 마지막 날인 19일 당의 제1서기로 디아스카넬 대통령을 임명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일당 독재 체제인 쿠바에서 공산당 총서기는 최고 권력자다.

라울 카스트로는 2018년 ‘디아스카넬 시대’로의 세대교체를 예고한 바 있다. 당시 국가평의회 의장과 공산당 총서기를 겸임하던 그는 디아스카넬에게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물려주면서 당 총서기직은 본인이 2021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16일 그가 당에서의 퇴임을 공식 선언하자 디아스카넬의 후계자 임명은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다.

디아스카넬은 쿠바 혁명 이듬해인 1960년 중서부 도시 산타클라라에서 태어났다. 산타클라라 지방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교수로 재직하다가 쿠바혁명군에 입대했다. 2003년 43세 나이에 공산당 정치국에 합류하며 최연소 위원이 됐고 10년 뒤 국가평의회 부의장에 올랐다.

이로써 쿠바는 처음으로 혁명 이후 세대가 이끌게 됐다. 쿠바는 1959년 친미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피델 카스트로(1926∼2016)가 총리로 집권을 시작했다. 그는 정치 세력을 혁명군과 공산당, 국가평의회로 삼분한 뒤 군은 동생인 라울에게 맡기고 본인은 공산당과 국가평의회를 지도하며 31년 동안 국가수반 역할을 했다. 이후 라울이 국가평의회 의장직과 당 총서기직을 차례대로 넘겨받으며 60년 이상 ‘카스트로 시대’가 지속돼 왔다.

현재 쿠바는 미국의 경제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 등으로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디아스카넬의 최대 과제는 경기회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총서기 임명 뒤 첫 연설에서 “나라의 운명에 대한 중요한 전략적 결정에 대해선 라울 동지에게 자문하겠다”며 라울이 국정 운영에 개입할 여지를 남겼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디아스카넬에게 축전을 보내 쿠바 공산당 총서기 당선을 축하했다. 2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국무위원장은 축전을 통해 “가장 열렬한 축하와 뜨거운 동지적 인사를 보낸다”며 “사회주의 가치를 높이 들고 공동의 위업을 위해 투쟁해 나가자”고 전했다. 디아스카넬은 2018년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인연을 맺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