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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리판’ ‘꼬봉’…김종인 독설, 결별 굳혔나

입력 | 2021-04-21 05:20:00

4.7 재보궐선거를 마지막으로 퇴임하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기념액자를 받으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1.4.8 © News1


국민의힘을 향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입이 거칠어지고 있다. 불과 2주전 재보궐선거에서 함께 승리를 축하하던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날선 비판을 이어가며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모습이다.

차기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며 흙탕물, 아사리판 등 강도높은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흙탕물에서 같이 놀면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백조가 오리밭에 가면 오리가 돼버리는 것과 똑같다”고 윤 전 총장 입당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또 “윤석열 지지율이 높으니까 자기들이 윤석열만 입당시키면 다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그런 식의 정치를 해선 국민의 마음을 끌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19일에는 TV조선에 출연해 “(국민의힘)외부 대선 후보가 새 정치세력을 갖고 출마하면 거기에 국민의힘이 합세할 수도 있다”고 했다. 구체적 대상은 밝히지 않았지만,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본 것이란 분석이다.

13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는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사리판에 가서 무슨 이득이 있나”며 “강한 대통령이 될 만한 사람이 나오면 당은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가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애정이 없다”며 “당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단일화를 앞두고 우리 당 후보를 내는 데 관심이 없었다. 이런 행동을 보고는 선거 끝나고 바로 당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국민의힘엔 절대로 안 갈 것”이라고 답했다.

개인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투톱으로 당을 이끌었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을 향해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려던 사람으로, 나한테는 차마 그 말을 못하고 뒤로는 안철수와 작당을 했다”고 비판했다.

자신을 향해 ‘뇌물을 받은 전과자’라고 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을 두고는 “하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장제원 의원을 두고는 “홍준표 의원 꼬붕”이라며 “상대도 안 한다. 지가 짖고 싶으면 짖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에는 “자신이 없으면 집어치워 버릴 것이지 밤낮 ‘통합, 통합’ 한다”며 “바깥을 기웃거리지 말고 내부를 단속해서 자생력을 갖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의 이같은 독설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당을 넘어 개인에 대한 인신 공격성 발언을 이어가는 것을 두고 국민의힘과 결별 수순에 들어선 것이란 관측이다.

야권 재편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적 행보란 분석도 있다. 유력 대권주자인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은 없고, 그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윤 전 총장을 중심에 두고 정권교체를 주도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먼저 제안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윤 전 총장이 원할 경우 만날 수 있다는 메시지도 꾸준히 전하고 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에 따라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당 초선의원을 중심으로 김 전 위원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위원장 역시 차기 당권을 두고 “초선이 오히려 나을 것”이라며 초선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반대로, 그와 갈등을 빚었던 인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재보선 직후 “역량이 대단했다”며 김 전 위원장을 치켜세웠지만 16일에는 “운 좋게 승리했다”며 복장(福將)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당권도전에 나선 조경태 의원은 “아사리판을 만들고 나갔다”고 비판했고, 권영세 의원은 “마시던 물에 침을 뱉고 돌아섰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