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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가 흐르는 강?…트럭 사고로 2만8000리터 유입 (영상)

입력 | 2021-04-21 22:30:00


강물이 긴 구간에 걸쳐 온통 하얀 우유로 뒤덮이는 일이 영국에서 일어났다.

최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영국 남서부 웨일스의 둘레이강을 찍은 동영상과 사진이 공유됐다. 강물이 완전히 하얀색으로 변해 흐르는 모습이다.

이 일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4일 일어났다. 둘레이강 인근 도로를 달리던 대형 탱크로리 트럭이 강 위로 굴러떨어진 사고였다.

탱크에 실려 있던 것은 2만8000리터에 달하는 우유였다. 이 우유가 몽땅 강물로 유입된 것이다. 우유는 사고 지점에서 13㎞ 정도 떨어진 란데일로 근처에서도 목격됐다고 한다.

영문도 모르고 집앞 강물이 하얗게 변한 모습을 본 주민들은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했다. 한 주민은 “놀라운 광경이었다. 콘플레이크라도 말아먹어야 겠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웨일스 경찰은 사고직후 10시간 넘게 인근 도로를 폐쇄하고 사고차 인양 작업을 벌였다. 환경당국도 긴급 대책에 나섰다.

환경 전문가는 “우유는 우리가 매일 마시는 거라 문제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수로에 들어가면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우유가 물속에 산소가 유입되는 것을 막아 동물성 플랑크톤, 식물, 생물, 물고기 등 수중 생태계를 죽인다는 설명이다. 환경당국 관계자는 “우유는 가축 배설물보다 7배는 더 생태계에 해롭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강은 서서히 맑아져 현재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우려했던 만큼의 큰 피해도 보고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둘레이강을 수시로 관찰하고 죽은 물고기가 떠오르는지 보고해 우유 유입으로 인한 문제를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인근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