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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해안포 사격·GP총격이 “사소하다”니…軍 ‘난감하네’

입력 | 2021-04-21 16:30:00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관훈토론회에, 참석,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2021.4.21 © News1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북한군의 지난 2019년 서해 창린도 해안포 사격과 2020년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 총격사건에 대해 “절제됐다” “사소하다”는 등의 표현을 써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장관이 당시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컨트롤타워인 국가안보실장을 맡고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던 이들 사건의 위험성을 잘못 평가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 장관은 21일 오전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2018년 체결된 ‘9·19 군사 분야 남북합의서’의 의의 등을 설명하면서 문제가 된 발언을 했다.

정 장관은 ‘9·19합의’에 대해 “지금도 유효할 뿐만 아니라 (남북한) 접경지역에서 한반도 평화·안정을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북한이 지금까지 2번의 사소한 (9·19합의) 위반을 했는데, 굉장히 절제된 방법으로 시행됐다. 그 이후엔 전혀 심각한 도발이 없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언급한 ‘북한의 사소한 9·19합의 위반 2회’가 바로 창린도 해안포 사격과 GP 총격사건이다.

북한군은 지난 2019년 11월23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인접한 황해남도 창린도에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참관 아래 해안포 사격을 실시했다. 창린도는 9·19합의에 명시된 서해 완충수역 내에 있다. 남북한 9·19합의에서 서해 우리 측 덕적도에서부터 북한 측 초도 사이 135㎞ 구간 내에선 포사격과 해상기동훈련을 중단하기로 했었다.

북한군은 또 작년 5월3일엔 DMZ 중부전선 내 우리 측 GP에 수발의 총격을 가했고, 이에 우리 군도 10여발씩 2차레에 걸쳐 북한 측을 향해 경고사격을 실시했다.

주한유엔군사령부가 GP 총격사건 당시 ‘남북한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밝히자, 국방부는 “유엔사의 조사결과는 북한군 총격에 대한 실제적 조사 없이 발표됐다”며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날 토론회에서도 ‘우리를 향한 총격을 어떻게 절제됐다고 표현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으나, 정 장관은 “창린도는 (9·19) 군사합의상 사격 금지 지역이지만 사격 방향, 포의 사거리 등에 굉장히 조심스럽게 한 흔적이 보였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GP 총격사건에 대해서도 “GP에선 (남북한군이) 방아쇠만 당기면 맞힐 수 있도록 상대방을 서로 정조준하고 있다”면서 “우린 북한으로부터 공격받자마자 집중 대응했는데 북한은 반격하지 않았다. 그런 점을 감안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국방부는 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론 난처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국방부는 올 2월 발간한 ‘2020국방백서’에서 이들 두 사건을 “명백한 9·19군사합의 위반행위”라고 적시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