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원료로 만든 프리미엄 향수 개성 중시하는 20, 30대 사로잡아 20만∼40만 원대 고가에도 불티 퍼퓸바 만들고 브랜드 입점 확대
니치 향수 불리.
그중에서도 특히 프리미엄 향수인 니치 향수가 나만의 특별함을 찾는 고객들과 향수 마니아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니치 향수는 틈새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니키아(nicchia)에서 파생된 말로 극소수 성향을 위한 프리미엄 향수이다. 전문 조향사들이 천연 향료와 희귀 성분 등 고급 원료를 주재료로 사용해 마니아스러운 향이 특징이다. 천연향을 추출하는 과정이 섬세하고 복잡한 데다 소량밖에 얻을 수 없어 값이 비싸고, 합성향료와 달리 풍부하면서도 원료 특유의 개성을 살려서 만들어진다.
니치향수는 설립자들의 철학과 스토리가 포함되어 독자적인 향의 세계를 구현하기도 한다. ‘메종 마르지엘라’ 향수의 경우 특별한 장소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콘셉트로, 향수를 뿌렸을 때 코르시카 해변이나 꽃잎으로 뒤덮인 파리와 같은 이미지로 사용자들을 안내한다. 또한 대량 생산을 지양하고 브랜드의 가치와 품질의 우위에 중심을 둔다. 유럽 왕실의 공식 향수업체로 지정되어 고품질의 원재료와 전통 핸드메이드 제조방식을 고수하는 크리드 향수가 대표적인 예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펜할리곤스 매장.
최근 젊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고가 향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며 뷰티업계는 관련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이다.
롯데백화점 향수 판매 추이를 분석해 보면 니치 향수 확산의 초창기인 2018년에는 전년 대비 4.4% 신장했으나 본격적으로 시장이 확장된 2019년부터는 전년 대비 20% 이상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인 2020년에도 21% 신장하며 니치 향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리뉴얼 당시 샤넬, 디올, 에스티로더 등 명품 코스메틱 브랜드들의 매장 구성을 살펴보면 기존에 매장 상품의 5∼10%를 향수로 구성했던 것과 달리 매장 내 ‘퍼퓸바’를 별도로 구현해 향수 비중을 10∼20%까지 확대했다. 국내 향수 디스트리뷰터도 신규 니치 향수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씨이오인터내셔널은 ‘메종 마르지엘라’를 도입하였고, 코익퍼퓸은 ‘그라프’를, 금비 화장품은 ‘르쿠방’ ‘더디퍼런트컴퍼니’를 올해 론칭했다.
펜할리곤스 루나.
펜할리곤스.
메종 마르지엘라 레이지 선데이 모닝.
롯데백화점 김시환 화장품팀장은 “최근 고객의 뷰티 트렌드 변화에 따라 니치 향수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향은 오프라인에서 고객이 직접 체험하고 경험해야 하는 콘텐츠로, 백화점에서 고객들에게 더 많은 향을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롯데백화점의 시그니처 향수 존인 ‘퍼퓸 아일랜드’를 도입해 고객이 다양한 퍼퓨머리를 한자리에서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을 구현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