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작년 정정순 이어 두번째 여야 자유투표 출석의원 80% 찬성 노조 “이상직, 불사조라며 반성안해” 전주지법, 이르면 내일 영장심사
555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21일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국회에서 신상발언을 한 뒤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있다. 뉴스1
555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무소속 의원(58)은 21일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 이 의원은 “검찰은 악의적인 선입견을 전제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며 “체포동의안 부결을 통해 입법부의 권위와 자부심을 살려 검찰의 오만한 수사권 남용을 준엄히 질책하고 경종을 울려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국회는 이날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켰다. 여야 의원 255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06표, 반대 38표, 기권 11표였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300명 중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되는데, 출석 의원의 80% 이상이 찬성한 것이다. 여야는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유 투표를 했다.
표결 직후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던 이 의원은 계열사 회삿돈을 딸의 포르셰 승용차를 임차하는 데 사용했다는 혐의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 “산 게 아니라 업무용 리스 차량이었다. 보도를 똑바로 해달라. 형평성 있게”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스타항공 노조 관계자는 “이 의원이 16일 전주지법에서 ‘내가 부처님이 됐다. 거의 관통을 했다. 나는 불사조다. 불사조가 어떻게 살아나는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며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21대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건 이 의원이 두 번째다. 지난해 10월 29일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어 174일 만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9월 이스타항공 대량 해고 사태 등으로 당의 조사를 받자 민주당을 탈당했다. 법무부로부터 국회의 체포동의안을 전달받는 대로 전주지법은 이 의원에 대한 영장심사 일정을 정할 예정이이서 영장심사는 이르면 23일, 늦어도 26일 열릴 가능성이 있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박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