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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색 논란에 예산낭비까지…8억 들인 전주 우림교 경관시설 ‘홍역’

입력 | 2021-04-22 18:10:00

지붕, 일본무사 투구 형상화한 일본 전통방식 지적
지붕과 대들보 결구방식도 일본방식과 유사
시 "의도하지 않았고, 최소 비용 개보수하겠다"




 ‘일본 전통 건축물과 비슷하다’는 논란에 휩싸인 전북 전주시 완산구 우림교의 교량경관시설이 준공 4개월 만에 개·보수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총 8억원을 들였고 또다시 별도의 예산이 들어갈 상황으로 왜색논란에 이어 예산낭비까지 이어질 상황이다.

전주시 완산구는 22일 전화통화에서 “사람을 배려해 왕래가 편리한 시설물로 우림교의 경관시설을 만들었지, 전통건축물 등을 전혀 참고하지 않았다”며 왜색논란을 해명했다.

이어 “의도는 없었지만, 왜색논란이 있는 만큼 개보수공사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며 “현재까지 정확한 개보수방향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우림교는 효자동과 효천지구를 잇는 90m 가량의 교량이다.

시는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오가는 시민이 비를 피하고, 잠시 주변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우림교 경관시설 조성사업’을 진행했다. 지붕 등이 모두 나무로 만들어진 이 경관시설에 투입된 예산만 총 8억원에 달한다.

이곳이 공개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왜색논란이 불거지기 시작됐다.

누리꾼들은 일본 신사의 회랑까지 예로 들면서 일본 전통건축물과 유사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여기에 전문가 의견까지 더해져 왜색논란이 본격화됐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 전통건축은 기둥과 대들보를 결구할 때 그 자체를 깎아서 맞춘다”면서 “일본건물은 기둥과 대들보가 얇아서 결구도 못으로 연결하는 대량식으로 우림교 경관시설이 그 건축방식을 채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림교 경관시설의 지붕이 살짝 들려있다”면서 “이는 일본무사의 투구를 형상화한 일본 전통건축방식으로 이 건축물은 저급한 왜색 모방방식을 채택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이 같은 논란을 피하기 위해 개보수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관련 업체에서는 적잖은 예산이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시공사의 문제가 아니라 발주처의 문제로 개보수예산을 모두 시가 부담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관련 업체 관계자는 “공정마다 유지보수 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그것은 시공상에 문제가 있을 때 시공사가 부담하는 것”이라며 “시공상의 문제가 없다면 통상적으로 별도로 발주를 하거나, 설계변경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량의 왜색논란은 전통건축물과 달리 구부러짐 없이 밋밋한 지붕부터 전통건물에서 찾기 힘든 철장처럼 얇은 기둥들, 기둥과 대들보의 연결방식 등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왜색논란을 모두 없애기 위해 적잖은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완산구청 관계자는 “우리는 우림교 경관시설을 현대식 목조건물로 보고 있지만, 왜색논란이 커진 만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개보수 계획을 세우겠다”면서 “최소 경비로 개보수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