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샘프턴에 0-1 뒤지다가 베일 동점골 후 PK 기회 얻어
골문 왼쪽으로 넣던 방식 바꿔… 상대 골키퍼 속이고 우측 골인
올시즌 PK 첫골로 시즌 최다득점

토트넘의 손흥민이 결승골로 연이은 부진과 감독 경질 충격에 빠진 팀을 구했다. 손흥민이 22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우샘프턴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팀 분위기와 자신감을 위해서라도 꼭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어요.”
모처럼 손흥민(29·토트넘)이 환하게 웃었다. 계속되는 부진에 조제 모리뉴 감독의 경질까지 겹쳐 난파선이 된 팀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 후 첫 페널티킥 골로 구해냈다는 뿌듯함이 커보였다. 자신의 EPL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는 개인적인 영광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 듯했다.
손흥민은 22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33라운드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45분 상대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극적인 결승 ‘극장골’을 터뜨리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토트넘은 승점 53(15승 8무 10패)으로 리그 6위에 올라서며 4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 확보 희망을 이어갔다. 한 경기를 덜 치른 4위 첼시(승점 55)와 승점 차는 2다. 5위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경질된 조제 모리뉴 감독을 대신해 임시로 팀을 맡은 라이언 메이슨 감독대행(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경기 후 손흥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이렇듯 평소 페널티킥과 거리가 먼 손흥민이 마지막 순간에 키커로 나선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페널티킥 방향도 과거와 달랐다. 손흥민은 주로 골키퍼를 마주하고 왼쪽 방향으로 킥을 했으나 이날은 부드럽게 인사이드 킥으로 골문 오른쪽을 겨냥했다. 사우샘프턴의 골키퍼 매카시는 손흥민의 습관대로 몸을 날렸으나 완전히 반대 방향이었다.
손흥민은 이날 감독 데뷔전을 치른 라이언 메이슨 감독대행에게도 소중한 첫 승을 안겼다. 손흥민보다 한 살 많은 메이슨은 이날 29세 313일로 EPL 역사상 최연소 감독 데뷔와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