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출신 기량 뽐내며 맹활약 4강 PO 75-67 일방적 제압 리바운드 13개… 4쿼터만 20득점 오세근도 17득점 7리바운드 보태
폭발적인 뒷심을 발휘한 설린저를 앞세운 KGC가 22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와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에서 75-67로 이겨 기선을 제압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으로 정규리그 막판 KGC에 합류한 설린저는 40분 풀타임을 뛰며 40득점, 13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KGC 간판스타 오세근은 17득점, 7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다재다능한 설린저가 영입되면서 앞선 이재도-문성곤-변준형 라인에 오세근, 양희종 등 베테랑까지 살아났던 후반기 기세가 이날도 그대로 이어졌다.
현대모비스는 숀 롱(28득점, 13리바운드)의 공격이 살아나며 점수차를 좁혔지만 설린저는 3쿼터 막판 기습 슛 득점에 이어 보너스 자유투까지 얻어냈다. 물 만난 설린저는 4쿼터 수비가 붙으면 파고들고, 떨어지면 정확한 슛을 꽂으며 공격을 주도했다.
현대모비스는 롱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극복하지 못했다. 롱을 빼면 10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도 없었다. 가드진도 KGC의 앞선 수비에 고전했다. 현대모비스는 9개의 턴오버를 기록한 반면 KGC는 4개였다.
김승기 KGC 감독은 “오늘은 설린저와 오세근이 다 했다. 국내 선수들이 흥분해서 득점에 욕심을 내는 게 있었는데, 이것을 정리하면 다음 경기도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내가 본 외국인 선수 중 머리가 가장 좋다. 상대의 패턴을 다 꿰뚫고 있다. 정말 똑똑한 선수”라고 설린저를 치켜세웠다. 경기 후 설린저는 “계속 믿음을 갖고 슛을 던졌다. 체력 부담이 없는 만큼 편하게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결정적인 리바운드에서 밀리면서 졌다. KGC 국내 선수들은 잘 막아줬다. 설린저에게 파울 트러블이나 체력 문제를 일으켜 줘야 한다”며 다음 경기 구상을 밝혔다. 2차전은 24일 울산에서 열린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