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캘리포니아 변이 90%가 국내서 감염… 4차유행, 변이 차단이 관건

입력 | 2021-04-23 03:00:00

[코로나19]‘관리 사각’ 캘리포니아 변이, 265명 지역감염… 확산속도 빨라
해외 유입 위주 다른 변이와 상이… 한국과 교류 많아 차단엔 한계
전체 변이 바이러스 감염 증가세… 신규 확진 735명, 105일만에 최다
감염경로 불명 29%… 집계후 최고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상이 확연한 ‘4차 유행’으로 접어들고 있다. 22일 신규 확진자 수는 735명으로 3차 유행이 한창이던 1월 7일 이후 가장 많았다. 단순히 환자 수가 늘어나는 것 외에 우려할 상황이 곳곳에서 표면화되고 있다. 최근 2주 동안 국내 확진자 가운데 ‘감염경로 조사 중’ 비율은 29%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았다. 역학조사가 전파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또 방역 전문가들이 코로나19 확산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은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퍼지는 변이 바이러스 상당수가 그동안 관심이 적었던 ‘미국 캘리포니아 변이’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미 미국 등에서는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됐다.


○ 캘리포니아 변이, 전파력 20% 더 높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코로나19 변이가 처음 확인된 건 지난해 7월이다. 미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연구팀은 2월 캘리포니아 확진자의 50% 이상이 해당 변이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일반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20%가량 높고, 일부 치료제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된 것이다.

국내에선 이 변이 감염자가 19일까지 294명 확인됐다. 이 중 90.1%인 265명이 지역사회에서 감염됐다. 해외 입국자 중심으로 퍼지는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등과 감염 양상이 다른 것이다. 영국 변이는 지역사회 전파 비율이 44% 수준이다. 2월 경북 의성군에서 12명이 집단 확진된 명절모임 감염도 캘리포니아 변이였다. 확진 속도도 빨라 3월 한 달 동안 150명이 지역사회에서 이 변이에 감염됐다. 한 방역당국 관계자는 “캘리포니아 변이는 그동안 ‘주요 변이’에 비해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분류돼 관리가 철저하지 못했던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캘리포니아 변이가 국내에서 더 확산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내에서 한국 교민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그만큼 교류가 많다. 3월 한 달 동안 6699명이 캘리포니아 지역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선 입국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역 대책이지만 대미관계 등의 영향으로 쉽지 않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오는 입국자들을 자택이 아닌 시설에서 2주 동안 격리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 간 바이러스 전파를 막자는 취지다. 실제 방역당국은 이날부터 남아공 변이를 막기 위해 남아공, 탄자니아에서 온 입국자를 2주간 시설 격리하기로 했다.

○ “드러나지 않은 변이 감염은 더 많을 것”


방역당국은 확진자 가운데 일부를 선별해 변이 바이러스 검사를 한다. 12∼18일 762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분석을 진행해 보니, 10명 중에 1명 정도인 9.2%(70명)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밝혀졌다. 3주 전 6.3%에 비해 3%포인트가량 늘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체 확진자의 17%만 변이 여부를 검사하는 만큼 실제 지역에는 변이 바이러스가 더 퍼져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은 이미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됐다. 일본에서도 5월 초가 되면 도쿄(東京)지방 확진자의 80∼90%가 변이 감염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한국은 아직 백신 접종률이 3%대에 불과한 상황이라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 대유행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변이 바이러스 검사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운 easy@donga.com·이지윤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