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극에 소환된 피해자가 불쾌한 건 당연”
22일 윤 원내대표는 방명록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들을 지칭해 “피해자님이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사진공동취재단
성폭력 피해자들을 변호해온 이은의 이은의법률사무소 변호사는 23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면서 박원순·오거돈 사건 피해자에게 사과한 것을 두고 “피해자의 상처를 공감하는 대신 ‘현충원에서 윤 씨가 사과를 했대’만 와글와글 남았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과를 했는데 왜 난리냐’, ‘사과한 사람이 가해자가 아닌데도 사과했는데 왜 뭐라 하느냐’라는 식의 말들이 많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 변호사는 “사과는 말 그대로 사과”라며 “정말 사과를 하고 싶은 거라면 사과 받아야할 사람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해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이 가장 잘 전달될 시간·장소에서 ‘사과’를 담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왜 피해자가 불쾌해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고 싶었던 것인지, 사과했다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인지를 곰곰이 되돌아보시길 권유한다”고 적었다.
윤 위원장은 전날 현충원 방명록에 “피해자님이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적었다. 민주당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윤 위원장이 쓴 ‘피해자님’의 의미에 대해 “이번 보궐선거의 발생 이유가 됐던 피해자분들을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오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는 입장문을 통해 “저는 현충원에 안장된 순국선열이 아니다”면서 “도대체 왜 현충원에서 제게 사과를 하시느냐”라고 비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