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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모든 것 아버지께 일임…돈만 좇았다면 中 갔을 것”[전문]

입력 | 2021-04-23 10:41:00

기성용. 사진=인스타그램


축구선수 기성용(32·FC서울)과 아버지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65)이 농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된 가운데, 기성용은 23일 “모든 것이 내 불찰이고 내 무지에서 비롯된 명백한 내 잘못”이라면서도 투기 목적으로 땅을 매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기성용은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2016년도 아버지께서 축구 꿈나무 양성을 위해 축구센터를 해보자고 제안하셨을 때, 좋은 일이라 생각해서 동의했고 한국에 계신 아버지께 모든 걸 일임했다”며 “농지가 있었는지 농지가 문제가 되는지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돈만 좇아 살려고 했다면 같은 해 중국에서 큰 액수의 오퍼가 왔을 때 분명히 흔들렸을 것이고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돈이 주는 행복보다 더 중요한 가치 있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런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발버둥 쳤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땅이 불법인 것을 알았고 투기 목적으로 매입하려고 했었다면 스스로에게 부끄러울 것이고 삶의 목적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잘못이다”라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수사에도 진실하게 임하고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광주경찰청 부동산투기특별수사대는 22일 이들 부자를 입건해 해당 의혹을 조사 중이다.

기 전 단장은 2015∼2016년 영농계획서를 내고 광주 금호동 14개 필지 1만5442m²의 농지를 58억 원에 사들였다. 당시 기성용은 영국에서 활동 중이어서 농지 매입을 위해 허위로 영농계획서를 제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땅을 매입하고 1년이 지나 이 땅의 일부가 민간공원 특례사업 부지에 포함되면서 12억 원을 보상받았다. 이 때문에 기 전 단장이 개발정보를 미리 알고 투기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기성용 입장 전문
또 다시 이 공간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게 될 줄 몰랐는데 참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 뿐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 하는 것보다 이 공간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명확히 전달이 될 것 같아 글을 올립니다.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본의아니게 물의를 일으키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2016년도 아버지께서 축구꿈나무 양성을 위해 축구센터를 해보자고 제안하셨을 때, 좋은 일이라 생각해서 동의했고 한국에 계신 아버지께 모든 걸 일임했습니다.

저는 외국에서, 또 대표팀에서 어렵고 벅찬 시간들을 보내기에 여념이 없어 아버지께서 이제껏 그러셨듯 잘 진행하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땅을 사는 것이 전혀 문제될 거라 생각해 보지도 못했고 농지가 있었는지 농지가 문제가 되는지 조차 몰랐습니다.

몇 일전 한국일보 기자님이 구단을 통해 연락이 오셨고 그제서야 농지가 있었고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무지에서 비롯 된 명백한 제 잘못입니다.

그러나 제가 돈만 쫓아 살려고 했다면 같은 해 중국에서 큰 액수의 오퍼가 왔을 때에도 분명 흔들렸을 것이고 거절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돈이 주는 행복보다 더 중요한 가치있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고있고 그런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발버둥치는 제가,
정말 땅이 불법인 것을 알았고 투기목적으로 매입하려고 했었다면 스스로에게 부끄러울 것이고 제 삶의 목적이 무너지는 거라 생각합니다.

무슨 말씀을 드리던 이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잘못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더 철저히 스스로 모든 것들을 검토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수사에도 진실되게 잘 임하겠고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FC서울 구단과 팬들께도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앞으로 선수생활에 더욱 전념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