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잘못된 길을 누가 만들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6회국회(임시회) 제1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잘못된 길’ 발언을 두고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까지 올라왔다.
자신을 30대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된다’라는 은 위원장의 발언을 먼저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왜 이런 위치에 내몰리게 되었을까. 지금의 잘못된 길을 누가 만들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며 “그리고 그 말에 책임을 지시고 자진 사퇴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원인은 “사회생활을 하며 여태까지 어른에게 배운 것을 한번 생각해 봤다”며 “4050의 인생선배들에게 배운 것은 바로 내로남불”이라고 말했다. 또 “그러면서 아랫사람들에게 가르치려는 태도로 나오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을 망친 어른들의 공통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른들은 부동산 투기로 자산을 불려놓고는 가상화폐는 투기니 그만둬야 한다? 국민의 생존이 달려있는 주택은 투기 대상으로 괜찮고 코인은 부적절하다? 역시 어른답게 배울게 많다”라고 비꼬았다.
청원인은 “깡패도 자리를 보존해 준다는 명목 하에 자릿세를 뜯어간다. 그런데 투자자는 보호해 줄 근거가 없다며 보호에는 발을 빼고, 돈은 벌었으니 세금을 내라는 것이냐”라며 물음표를 던졌다.
또 “블록체인과 코인 시장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는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미술품과 비교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을 운운하는 것을 보았을 때 이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니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 수준이 아직도 선진국 수준에 도달할 수가 없다는 판단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선진국들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종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아직도 제조업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시는가”라며 “앞으로 국내 IT와 금융의 앞날이 어둡다”라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끝으로 청원인은 은 위원장의 자진사태를 촉구했다. 그는 “정부의 뒤쳐진 판단으로 세계적인 흐름에 뒤쳐지고 있다는 것을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며 “어른들이 만든 잘못된 세상을 본인들 손으로 고칠 기회를 드리니 자진 사퇴하셔서 국내 금융 개혁의 앞날에 초석이 되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