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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제대로 쓰는’ 송민규, 무서운 헤딩 골 사냥

입력 | 2021-04-23 15:26:00


손흥민(29·토트넘)이 롤모델이고 반드시 꼭 빼닮고 싶다는 프로축구 K리그 포항의 왼쪽 측면 공격수 송민규(22)의 헤딩 골 사냥이 무섭다. 공중전이 다소 약한 손흥민 선배에게 보란듯이 자신의 매력을 뽐내고 있는 것 같다.

송민규는 20일 포항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1 11라운드 수원 FC 전에서 후반 결승 헤딩 골로 팀에 1-0 승리를 안겼다. 시즌 5호 골로 득점 순위에서 일류첸코(전북), 주민규(제주)에 이어 3위에 올랐다.

5골 중 4골이 헤더 득점이다. 2월 28일 인천과의 개막전에서 발로 골을 넣은 뒤 내리 머리로 골을 넣고 있다. 빠른 측면 돌파에 이어 순간 방향을 반대로 접고 슈팅을 때리는 장기를 상대 수비들이 대비를 하면서 읽고 있으나 문전에서 순간 헤딩 타이밍을 잡는 움직임을 놓치고 있다.

키 179cm로 전방 공격수로는 크지 않지만 절묘한 위치 선정으로 코너킥이나 크로스의 낙하 지점에서 정확하게 공을 이마에 맞추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10골 중 5골을 머리로 집어 넣었다. 지난달 13일 울산 전과 10일 서울 전에서는 코너킥 상황이었다. 장신인 전민광, 권완규, 타쉬가 가까운 골 포스트 방향으로 움직이며 상대 장신 수비수들과 경합하는 지점 뒤에서 헤딩 타이밍을 잡았다. 코너킥 지점에서 먼 골 포스트 주변에 자리를 잡고 길게 넘어온 공을 헤딩골로 연결했다. 20일 수원 FC 전에서도 고영준이 상대 중앙 수비수를 넘겨 길게 올려준 크로스를 달려들며 머리로 받아 넣었다. 지난달 21일 성남 전에서는 상대 문전에서 혼전 중인 공중볼을 정확한 타이밍에서 홀로 점프를 하며 머리에 맞췄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송민규의 헤딩 옵션이 상당히 부담스럽다. 세트피스나 코너킥에서 장신 수비수들이 송민규를 ‘맨투맨’으로 막아야하는 선택의 고민이 생겼다. 그동안 신장이 비슷한 미드필더나 수비를 도우러 내려온 공격수들을 송민규에 붙였으나 실점 위험이 너무 커졌다. 그렇다고 포항의 키 180cm대 다른 장신 선수들을 편하게 놔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송민규는 “헤딩 골을 잘 넣는 비결은 없지만 골문 앞에서 어떻게든 골을 넣으려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다”며 “이번 시즌에는 크로스나 코너킥이 ‘어디로 오겠다’고 예측한 대로 떨어진다. 공이 뜨면 나한테 오는 확신이 있고, 운도 좋은 것 같다”고 웃었다.

이번 시즌 목표는 공격 포인트 20개다. 송민규는 “헤딩 마무리 타이밍에서 집중력을 계속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신경을 더 많이 쓸 것이다”며 “머리에 공을 맞추기 전에 상대와 두뇌 싸움을 더 해야하고 동료들 움직임도 잘 활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대표팀 합류와 유럽 진출을 노리는 송민규가 머리를 제대로 쓰고 있다.

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