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출신 기후이민자 바스티다, 기후정상회의서 대책 마련 촉구 툰베리도 美하원에 화상 출석해 “역사책에 여러분을 기록할 것”
22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세계 40개국 정상이 참석한 화상 기후정상회의에서 “화석연료의 시대가 끝났다”며 각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 멕시코 출신 환경운동가 시예 바스티다(19)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8)가 속한 국제 청소년 환경단체 ‘미래를 위한 금요일’의 지도자다. 툰베리 또한 2019년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의 연설로 유명인사가 된 만큼 바스티다 또한 비슷한 행보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소개로 등장한 바스티다는 주요국 정상에게 기후변화와 불평등에 관한 대책을 속히 내놓으라고 일갈하며 기후 정의가 곧 사회 정의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지도자들은 화석연료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모면할 수 있다고 믿느냐”며 “신재생에너지로 즉각 전환하고 화석연료 보조금과 (석유 공급을 위한) 파이프라인 등 인프라 구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도 ‘제로(0)’로 만들라고도 강조했다.
바스티다는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과 물 부족으로 고향에서 밀려난 ‘기후 이민자’를 부유한 나라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경제, 정치체제 또한 제3세계 개발도상국과 유색인종 등의 희생으로 존재한다며 “섬나라, 극지, 아프리카, 아마존 등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국가와 부족들의 불평등을 해결하라”고 꾸짖었다. 일각에서 자신들을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비판할 수 있으나 대담하지 않은 해결책으로 현 상황을 타개하려는 지도자야말로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비판했다.
툰베리 또한 22일 미 하원에 화상 출석해 “여러분 같은 권력자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기후위기를 무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옳은 일을 하고 유산을 보존할 시간이 아직 남아있음을 기억하라. 우리 젊은이들은 역사책에 여러분을 기록할 것”이라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