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혼란의 시대/아미타브 고시 지음·김홍옥 옮김/256쪽·1만5000원·에코리브르
이 책은 이런 상상력의 부재가 기후변화의 주범임을 보여준다. 문학이나 역사, 정치의 영역에서 기후변화를 ‘생각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 체계적인 대응에 실패했다는 거다. 인도 태생의 유명 소설가인 저자는 기후위기는 문화의 위기이자 상상력의 위기라고 갈파한다.
기후위기에서 상상력이 중요한 건 인간이 보이는 것만 믿으려는 행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기후변화의 재앙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다. 따라서 저자는 기후위기의 잠재적 위험을 일깨울 수 있는 건 작가들의 상상력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과연 희망은 없는가. 저자는 정치체제와 별도로 존재하는 종교 및 환경운동이나 작가들에게서 새로운 기대를 품고 있다. “세계 각지의 종교집단이 대중운동을 통해 서로 협력한다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길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추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수많은 기후 활동가들이 이미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희망의 조짐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