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서울교육감 경찰 고발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조 교육감이 뽑으려던 5명은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당연퇴직(해직)됐다. 4명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으로 2008년 교육감 선거 당시 자신이 추대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불법 선거운동 및 선거자금 모금을 했다가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해직됐다. 다른 1명은 2018년 조 교육감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들에 대해 “교육의 민주화와 정치적 기본권 때문에 해직됐다”며 조 교육감에게 특별채용을 요구했다. 이에 조 교육감은 교육청 담당자들에게 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과장, 국장은 “사회적 파장과 특혜채용 논란이 발생할 것”이라며 거듭 반대했다. 부교육감 역시 뒤늦게 이를 알고 “이렇게 중요한 일을 여태껏 왜 한 번도 보고하지 않았느냐. 이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하지만 조 교육감은 “내가 특별채용 문서에 단독 결재하겠다”, “정치적 부담을 포함한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며 이들을 결재 라인에서 배제하고 채용을 강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공정과 정의가 아닌 야합과 불법 특채 정황이 드러난 것”이라며 “교육부가 전국 교육청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 위법 사항을 강력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 교육감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감사원 보고서가)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사실관계가 틀렸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입장문을 내고 “특별채용은 교육감에게 권한이 있으며 법령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추진됐다”고 밝혔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입장문을 통해 “정당한 채용을 문제 삼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감사원 “조희연, 해직교사 부당 특채”
경찰에 고발… 공수처에 자료 전달감사원이 해직 교사 5명을 부당하게 특별 채용해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한 혐의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사진)을 경찰에 고발하고, 수사 참고 자료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전달했다고 23일 밝혔다.
당시 조 교육감의 특별채용 지시를 받은 부교육감과 담당 국·과장은 특혜 논란 등의 이유를 들어 수차례 반대했지만 조 교육감은 실무진의 검토나 결재 없이 관련 문서를 혼자 결재해 채용을 강행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또 조 교육감의 지시로 채용에 관여한 한 직원은 자신이 알고 지내던 변호사를 채용 관련 심사위원에 선정하는 등 서류·면접 심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직원은 특별채용이 해직 교사 5명을 채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심사위원들에게 알렸다. 감사원은 “이 특별채용은 사실상 해직교사 5명을 채용하기 위한 절차로서 형식적으로만 공개 경쟁 전형을 거친 것이다. 채용 관련 법령을 위배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날 “(감사 결과에) 매우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특별채용에 대한 교육감 재량권을 주장하며 “해직교사를 특정해 특별채용을 지시한 적이 없고 심사위원회도 부적정하게 운영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감사원에 재심의를 신청하기로 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박효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