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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실무진 반대 뭉개고 특혜채용 강행한 조희연의 인사농단

입력 | 2021-04-26 00:00:00


감사원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경찰에 고발하고 공수처에 수사 참고 자료를 넘겼다고 23일 밝혔다. 조 교육감은 해직 교사 5명을 2018년 일선 중고교 교사로 부당하게 특별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5명 중 4명은 전교조 출신으로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벌금형이 확정됐다. 다른 1명은 2002년 대선 당시 특정 후보를 비방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특채 업무를 담당하는 부교육감, 국장, 과장 등은 “사회적 파장과 특혜채용 등 논란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특채에 반대했다. 하지만 조 교육감은 실무자들의 정당한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오히려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며 이들을 업무에서 배제했다. 이후 전교조 출신인 당시 비서실장에게 심사위원 선정 등을 맡겼고, 관련 문서는 조 교육감이 단독 결재했다.

특히 특채된 사람들 중 1명은 201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예비후보로 나왔다가 조 교육감과의 단일화에서 진 뒤 조 교육감 선거운동을 도왔던 인물이다. 다른 1명도 2014년, 2018년 조 교육감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다. 실무자들은 “특채가 보은인사로 비쳐서는 안 된다”며 강력히 반대했지만 조 교육감은 무시했다. 본인의 선거운동을 도운 사람에게 ‘빚’을 갚기 위해 무리하게 채용을 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조 교육감은 “특채 시기, 공모조건 설정, 최종인원 결정 등은 교육감에게 재량권이 있다”며 적법한 채용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특채는 공채로 진행됐고 17명이 지원하기는 했다. 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 식이었다. 조 교육감은 처음부터 이들 5명을 내정한 상태에서 절차를 진행했고, 조 교육감이 이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에게 노출됐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만 공개경쟁”이었다고 감사원은 판단했다.

한국교총은 “가장 공정하고 정의롭고 깨끗해야 할 교원 채용 과정에 야합과 불법이 난무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감이 독단으로 운영해도 되는 기관이 아니다. 학생들을 바르게 교육하는 책임을 다하라고 서울시민이 조 교육감에게 권한을 위임해 준 것일 뿐, 특정 세력을 지원해 편향적인 교육 현장을 만들라고 뽑아준 것이 아니다. 수사기관은 엄정하게 조 교육감의 불법행위를 밝혀내고, 조 교육감은 그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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