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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 10쌍중 4쌍, 5년 지나도 ‘무주택’

입력 | 2021-04-26 03:00:00

결혼 5년차 41% “집 가진 적 없다”
맞벌이 62% 주택보유… 외벌이 54%
유주택 자녀수, 무주택보다 많아




서울에 사는 결혼 4년 차 A 씨(33)는 내년에도 집을 장만하지 못할 것 같아 걱정이다. A 씨는 아내와 맞벌이해 목돈을 모으고 집을 살 계획이었는데, 최근 집값이 너무 올라 꿈이 멀어졌다. A 씨는 “집이 없으니 아이를 갖는 것도 부담”이라며 “청약 당첨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신혼부부 10쌍 가운데 약 4쌍은 결혼 후 5년간 ‘내 집 마련’을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통계청이 내놓은 ‘신혼부부 통계로 살펴본 혼인 후 5년간 변화 분석’에 따르면 2019년 11월 기준 국내 거주 결혼 5년 차 신혼부부는 모두 21만2287쌍이다. 이들 중 40.7%(8만6315쌍)는 5년간 집이 없었다. 5년 내내 집을 소유한 신혼부부는 전체의 28.7%(6만949쌍)로 조사됐다.

주택을 소유한 신혼부부의 대다수는 결혼하자마자 집을 구매했다. 유주택 부부들은 1년 차(6만949쌍)에 집을 구매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어 3년 차(1만3764쌍)와 2년 차(1만2501쌍) 등이 그 뒤를 이었다. 5년간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평균 자녀 수(1.16명)는 무주택 부부(1.13명)보다 약간 많았다.

맞벌이 부부는 외벌이 부부보다 주택을 소유한 비중이 높았다. 반면 자녀가 있는 비율은 낮았다. 전체 신혼부부 중 혼인 후 5년간 맞벌이를 한 부부는 25.6%(5만4266쌍), 외벌이 부부는 18.5%(3만9340쌍)로 조사됐다. 2019년 기준 맞벌이 부부의 주택 소유 비중(62.0%)은 외벌이 부부(54.3%)보다 높았다. 맞벌이 부부 중 유자녀 비중(82.3%)은 외벌이 부부(86.4%)보다 낮았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최근에는 집값이 더 많이 올랐기 때문에 신혼부부들이 집을 장만하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주거가 불안하면 출산을 미루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저출산이 더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