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부터 인천의 가천대 길병원에서 근무해 온 조옥연 간호본부장(58·여)은 시민들에게 친숙한 얼굴이다. 2006년부터 길병원 간호사들이 찾아가는 의료봉사 활동의 일환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인천지하철역에서 벌이는 무료 건강상담을 주도적으로 펼쳐 왔다. 또 길병원 의료진으로 구성된 ‘화이트피스’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와 인천출입국외국인청이 보호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의료 봉사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의료지원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조 간호본부장은 2009년 가난해서 패혈증을 치료받지 못하던 고려인 여성(67)을 길병원으로 긴급하게 옮겨 국내 한 교회의 도움을 받아 무료로 치료해 준 뒤 건강을 되찾게 해줬다. 2013년에는 우간다에 의료봉사를 나갔다가 다리 골절로 장애를 입은 우간다 소녀(19)를 길병원으로 초청해 수술을 받고 걸을 수 있도록 도왔다.
지난해 1월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인천시가 운영하는 인천의료원에 입원하면서 조 본부장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는 경각심을 갖고 간호본부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간호 전산망의 환자정보에 1개월 이내 해외 여행력을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선제적으로 바꿨다. 간병업체에는 간병인의 중국여행 경력과 거주이력을 조사해 필요하면 근무를 제한하는 지침을 전달했다.
지역사회 간호인력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조 본부장은 지난해 7¤11월 코로나19 환자 전담병원인 인천의료원 간호사들을 초청해 중증환자 치료용 장비 사용법과 같은 중환자 치료 실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는 지난해 보건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한 데 이어 7일 제49회 보건의 날에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이 병원 유규상 원무팀장(56)은 인천시장상을 받았다.
조 본부장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모든 간호사들을 대표해 받은 상”이라며 “코로나19가 종식돼도 또 다른 양상의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간호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